"목숨이 법 위에 있어야" 전세사기 피해자들, 법원에 경매 멈춰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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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법원이 직권으로 연기 못합니까? 존엄한 목숨이 법 위에 있어야 합니다. 경매가 시작되면 그 때부터는 다 끝입니다. 매각 전까지 시간을 벌어주세요."
지수 위원장은 "같이 묶여 있는 주택 중 일부 주택이 매각돼 어쩔 수 없이 5월4일 매각을 앞둔 피해자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으나, 현재까지 그 분을 도울 실질적인 대책이 없어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법원은 경매유예를 할 수 있는 제도나 시스템이 없어서 채권자의 협조를 구하라는 말만 하는 등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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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후 의견서 법원에 전달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왜 법원이 직권으로 연기 못합니까? 존엄한 목숨이 법 위에 있어야 합니다. 경매가 시작되면 그 때부터는 다 끝입니다. 매각 전까지 시간을 벌어주세요."
21일 오전 11시 인천지법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경매 매각기일 법원 직권 변경 요청' 기자회견장에는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이같은 호소가 울려 퍼졌다.
지수 전세사기시민사회대책위원회,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이 자리에 참석해 피해자들을 대변해 그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지수 위원장은 "같이 묶여 있는 주택 중 일부 주택이 매각돼 어쩔 수 없이 5월4일 매각을 앞둔 피해자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으나, 현재까지 그 분을 도울 실질적인 대책이 없어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법원은 경매유예를 할 수 있는 제도나 시스템이 없어서 채권자의 협조를 구하라는 말만 하는 등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 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의 경매중지 지시로 일부 협조한 채권자들로 인해 경매 진행이 잠시 유예되긴 했지만, 언제 다시 벼랑 앞에서 멈춘 바퀴가 움직일지 몰라 노심초사 하고 있다"며 "경매가 중단된 시기에 법과 제도를 마련해서 대책이 나와야 하는데, 경매가 시작되면 그냥 모든 게 끝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법원은 안된다, 못한다라고 하고 있는데, 그 말은 죽음행렬은 이미 시작됐는데 못 멈춘다는 말로 들린다"며 "피해자들이 삶을 잇따라 포기하고 있는 만큼, 제도나 법을 운운하지 말고 대안을 고민해달라"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이날 법원 직권으로 경매 사건 절차 진행을 잠정 중단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경매사건의 정지사유는 민사집행법 제49조, 임의경매 정지사유는 같은법 제266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의 경매신청 취하 또는 변제기유예증서 등이 없으면 법원이 임의로 절차를 중단할 수 없다.
법원은 형사사건과 달리 경매사건의 경우 법리상 재판부 재량에 따라 경매기일 정지 등을 할 수 없는 만큼, 피해자들의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재차 요구안을 법원에 전달하기도 했다. 또 대책위에 가입하지 않거나, 가입했더라도 어려움에 처한 채 홀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매주 일요일 오후 5~9시 제물포역 광장에 모인 대책위를 찾아와 줄 것을 알리기도 했다.
aron031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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