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치킨 튀기고 설거지… 외식업계 ‘무인시대’

김호준 기자 2023. 4. 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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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로봇,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를 도입했더니 1.5명가량의 인건비가 줄었습니다."

점주 나용민(42) 씨는 "무인 주문기로 주문받고, 로봇이 튀김을 맡으면서 아르바이트 한 명만 있어도 매장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다"며 "메뉴 품질도 균일하게 유지되는 등 '로봇 직원' 고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무인화 수준이 곧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로봇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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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급등·구인난 심화 탓
업체 56% “서빙직원 채용 난항”
무인 주문기·서비스로봇 도입↑
1.5명 인건비 줄고 품질도 유지
내년 관련시장 규모 146조 전망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바른치킨’ 매장에 설치된 튀김로봇이 치킨을 조리하고 있다.

“튀김로봇,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를 도입했더니 1.5명가량의 인건비가 줄었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치킨 프랜차이즈 ‘바른치킨’ 매장. 주문이 들어오자 주방 한쪽에 설치된 튀김로봇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직원이 닭고기에 파우더를 바르고 바스켓에 담자 로봇 팔이 능숙하게 이를 튀김기로 집어넣었다. 이 튀김로봇은 시간당 최대 치킨 30마리를 조리할 수 있다. 중간중간 치킨이 눌어붙지 않게 바스켓을 흔드는 모습을 지켜보니 ‘인간 직원’과 견줘 큰 차이가 없었다. 점주 나용민(42) 씨는 “무인 주문기로 주문받고, 로봇이 튀김을 맡으면서 아르바이트 한 명만 있어도 매장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다”며 “메뉴 품질도 균일하게 유지되는 등 ‘로봇 직원’ 고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고질적인 구인난이 이어지면서 외식·프랜차이즈 업계에 무인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미 널리 보급된 무인 주문기나 서빙 로봇에 이어 조리·세척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이 빠르게 보급, 확산하는 등 무인화 수준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21일 외식업계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3017곳을 대상으로 인력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리 분야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답변 비중은 51.9%에 달했다. ‘서빙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답변도 56%에 달했다. 지난 2020년 같은 조사(조리 43.6%·서빙 45.3%) 대비 구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외식업주들이 크게 늘었다. 전체 외식업체 중 73.8%는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김밥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조모(48) 씨는 “짧게 일하고 그만두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많아 채용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무인 편의점이나 아이스크림 할인점 등으로 업종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분위기에 20·30대 청년들이 조리나 청소 등 단순 노동을 기피하면서 외식업 현장에서 로봇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외식업계는 설명했다.

외식·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무인화 수준이 곧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로봇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올 초부터 협동 조리 로봇 자동화 시스템 상용화를 위한 가맹점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기존 서빙로봇사업부를 독립법인인 ‘비로보틱스’로 분사하고 서빙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조리·서빙 등 서비스 로봇시장 규모는 2019년 310억 달러(약 40조 원)에서 내년 1220억 달러(146조 원)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글·사진=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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