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황에 알맞은 적절한 통화정책 운용”… 박춘섭 금통위원 취임사서 ‘비둘기’성향

장용성 위원 “중책” 짧은 소감
향후 기준금리 향방에 관심

박춘섭 신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1일 취임사에서 “지난 1년 반에 걸쳐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지만, 경제의 여러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더해 대내외 여건도 녹록지 않아서 우리의 상황에 알맞은 적절한 통화정책 운용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취임사를 두고 국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통위원에 합류한 박 위원이 ‘비둘기파’ 성향을 시사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현 금통위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기 만료로 퇴임한 주상영 위원과 박기영 위원의 자리에 박춘섭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장용성 서울대 교수가 이날 새로 취임했다. 한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이창용 한은 총재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전임 위원들은 각각 비둘기파, 중도매파 성향으로 평가됐다. 금융위원회 추천으로 취임한 박 위원은 비둘기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정부 입장을 잘 아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출신이다. 경기 부양을 중시하는 정부 입장을 대변할 가능성이 크다. 박 위원은 지금까지의 긴축 기조에 대해서는 “우리도 높은 물가와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지난 1년 반에 걸쳐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가 추천한 장 위원은 중도 성향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중책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짧은 소감을 밝혔다. 장 위원은 2006년 ‘BOK-DSGE’(동태·확률적 일반균형) 모형 개발 프로젝트에 조장옥·정용승 교수와 함께 참여한 바 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1년 반 동안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 인상해 현재 연 3.50% 수준에서 운용하고 있다. 지난 2월과 4월에는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끝난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년 초나 연내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