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보다 실천으로 ‘친환경 경영 강화’ 유통업계 눈길

김현주 2023. 4. 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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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을 맞아 유통업계의 다양한 친환경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제품 생산 단계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친환경 요소를 접목하거나 전사적 차원에서 친환경 캠페인을 자체적으로 실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무라벨 패키지 도입부터, 푸드 업사이클링, 환경보호를 위한 인식을 공유하는 어스아워 캠페인 동참까지 유통업계 내 다양한 친환경 경영 사례를 살펴보자.

식음료 건강기업 일화는 대표 제품인 초정탄산수를 비롯해 부르르 제로 사이다의 라벨 제거 버전을 시작으로 무라벨 패키지를 도입하며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라벨 제거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한 것은 물론 분리수거 편의성을 개선해 고객들이 친환경 활동에 더욱 편하게 동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 반응 역시 고무적이다. 특히 초정탄산수 350ml 플레인은 무라벨 제품 매출액이 라벨 제품 대비 약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화는 이에 힘입어 제품 전반에 친환경 패키지 라인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동물 실험·원료를 배제하는 등 동물 보호도 적극 실천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맥콜은 제조·가공·조리 모든 단계에서 100% 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해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한국비건인증원에서 발급하는 공식 인증으로 동물 유래 원재료 포함 여부, 동물실험 여부 등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쳤다. 

환경뿐 만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ESG 경영체계를 구축해 투명성을 갖췄다. 부서별 부패 리스크 식별 및 평가를 진행, 상황분석 및 개선사항 도출 등 부패방지 경영시스템을 구축해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으로부터 부패방지경영시스템 글로벌 스탠다드인 ISO 37001(Anti-Bribery Management System)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오비맥주는 맥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인 맥주박으로 푸드 업사이클링 사업에 진출했다. 2020년 푸드 업사이클링 전문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업무 협약을 맺고 맥주박을 활용한 다양한 푸드 업사이클링을 시도하고 있다. 리하베스트가 오비맥주 카스의 맥주박을 활용해 대체 밀가루 ‘리너지가루’를 개발, 2021년 리너지가루로 만든 에너지바 '리너지바'를 선보였다. 리너지가루는 밀가루보다 단백질은 약 2.4배, 식이섬유는 20배 더 많지만 칼로리는 30% 이상 낮다. 2022년에는 오비맥주 한맥과 함께 친환경 크래커 ‘한맥 리너지 크래커’를 개발했다.

코멕스는 지난해 9월부터 밀폐용기 ’하이킵스’의 소재를 기존 트라이탄 대비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있는 ‘에코젠’으로 변경했다. 에코젠은 SK케미칼이 옥수수와 밀 등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기반으로 개발한 환경친화적 코폴리에스터 소재다. 환경호르몬 의심물질 비스페놀-A(BPA)이 검출되지 않아 201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2014년 유럽 식품안전청(EFSA)로부터 식품접촉용 소재로 인증 받았다. 안정성은 물론 투명성, 내화학성, 고내열성을 갖춰 주방용품 소재로 적합하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구성품을 잃어버리거나 망가질 가능성이 높은 주방·생활용품의 특성에 주목해 일부 부품이 손상된 경우 필요한 부품만 교체함으로써 제품의 사용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뚜껑·패킹부터 물병의 뚜껑·패킹, 아이스박스 경첩 및 잠금장치, 캠핑박스 뚜껑까지 AS 부품을 제공해 제품을 오래 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구의 환경보호를 위한 인식을 함께 공유하기 위한 움직임도 눈에 띈다. GS25 편의점 1천여 곳이 기후 위기를 알리기 위해 세계자연기금(WWF)이 진행하는 지구촌 전등 끄기 행사인 '어스 아워'(Earth Hour)에 동참하며, 지난 25일 저녁 매장 간판의 불을 껐다. GS25가 어스 아워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25일 오후 8시 30분부터 5분간 전국 1천여 개 직영점과 가맹점 간판의 불을 껐다. GS25는 앞으로 행사 참여 매장을 더 늘려나가는 한편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프랜차이즈 소매업계 최초로 스마트폰으로 매장 전력량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ESG경영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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