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뒤 과거 연인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50대 징역 25년

술을 마신 뒤 헤어진 연인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5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이종길)는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0)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과거 동거했던 B씨와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자신과 헤어지고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에 불만을 표현하다가 B씨의 얼굴 등을 걷어차거나 때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인정하지만 B씨를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인 살해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체격이 작고 희귀질환을 앓고 있던 B씨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A씨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부검 결과 피고인의 폭행이 매우 위력적이었으며 피해자의 생명을 해치기 충분한 정도였던 점 등을 근거로 A씨에게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직후 다친 B씨를 방치한 채 그대로 잠이 들어, B씨를 즉각적으로 구호하지 않음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 A씨가 폭행죄로 누범 기간 중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 동종 전과가 많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배심원들 모두 만장일치로 유죄로 평결했고 과반수 이상의 배심원이 양형 의견을 징역 25년으로 제시했다.

한편 당초 경찰은 A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추가 수사를 통해 A씨의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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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류연정 기자 mostv@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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