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너지값 하향 흐름에…무역적자 3개월째 감소(종합)
14개월 연속 적자기조는 이어져
에너지값 평년대비론 여전히 높아
수출도 7개월째 부진 흐름 지속
정부, 기업 수출·수주 지원 확대
[이데일리 김형욱 공지유 기자] 한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3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국제 에너지값 하향 흐름이 반영된 모습이다. 그러나 석유·가스 등 국제시세가 평년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수출 부진도 장기화하며 14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수출기업에 대한 세제혜택과 수출·수주지원 활동 등 대책을 통해 수출 확대를 모색한다.
4월1~20일 무역적자 41억3900만달러
관세청은 4월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이 전년보다 11.0% 줄어든 323억7000만달러(약 43조원)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입액은 11.8% 줄어든 365억900만달러였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41억3900만달러 적자였다.
무역적자는 올 1월 역대 최대인 126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이래 3개월째 감소 흐름이다. 2월 53억달러, 3월 4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4월에도 20일까지 적자가 41억3900만달러까지 줄었다. 통상 월말엔 무역수지가 더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
이 영향으로 4월1~20일 원유 수입액(42억7400만달러)은 이 여파로 전년대비 37.2% 내렸다. 가스(19억5100만달러) 수입액은 소폭(2.5%) 늘었으나 석탄(11억2400만달러) 수입액은 20.2% 내리며 에너지 수입 부담이 대체로 완화하는 모습이다.
국제 에너지가격이 하향 안정 흐름이라고는 하지만 재작년 이전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제원유 시세는 2020년까지만 해도 50달러를 밑돌았고 한때 20달러 밑으로 낮아지기도 했었다. 더욱이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화하고 있고 주요 산유국 단체인 OPEC+가 국제 원유가격 하락에 대응해 감산 조치에 나서며 국제원유 시세가 다시 90달러까지 오르리란 전망도 나온다.
이 추세라면 4월까지 14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5월 이후에도 당분간 적자를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올 들어 4월20일까지의 무역적자는 265억8400만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2억달러)의 56%에 이른다.
수출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 증가율이 낮아지기 시작해 같은 해 10월부터 전년대비 수출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4월에도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7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국제시세가 1년새 절반 가까이 낮아진데다, 중국도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수출 등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한국의 대(對)중국 중간재 수출도 덩달아 부진한 상황이다. 승용차와 선박 등이 선전하고 있으나 이를 뺀 대부분 업종의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월1~20일에도 승용차(34억8500만달러)와 선박(13억3500만달러) 수출이 각각 58.1%, 101.9% 늘며 선전했으나 최대 품목인 반도체 수출(40억9300만달러)이 전년대비 39.3% 내렸다. 철강제품(27억3600만달러·12.6%↓)과 석유제품(25억500만달러·25.3%↓), 무선통신기기(9억2000만달러·25.4%↓) 등 다른 주요 품목 역시 부진했다.
대중국 수출(62억9700만달러)은 26.8% 줄었다. 수입액(82억9300만달러)은 2.1% 늘어나면서 무역적자 폭도 20억달러 가까이로 늘렸다. 미국 수출(58억9300만달러)은 1.4% 늘었고, 유럽연합 수출(41억2900만달러)도 13.9% 늘었으나 나머지 베트남, 일본 등 주요국 수출은 모두 줄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한국 수출 회복·적자 해소방안을 논의했다. 세액공제 혜택을 강화한 반도체 등 국가핵심전략기술 외 일반기술에도 올해 한시로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적용해 관련 설비투자에 중소기업 기준 최대 28%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수출기업 애로를 해소하는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 운영과 해외 ‘원팀코리아’ 파견 등 지원활동도 이어간다.
정부는 수출 상황이 하반기엔 반등할 것으로 보고 지난 2월 말 올해 수출목표를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6838억달러)보다 0.2% 많은 6850억달러로 잡아놓은 상황이다.
추 부총리는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품목 부진으로 수출 감소세와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중”이라며 “정부는 빠르고 강한 수출 회복을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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