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재개한 안철수 “정신 차려야 한다. 당정일체는 민주주의에 배치”
대통령 방미에 “최대로 얻어내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와 핵추진 잠수함 허용 등 주문
3·8 전당대회 낙선 후 잠행하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애정 어린 쓴소리를 하겠다”며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21일 방송 인터뷰에서는 “얻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얻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와 핵추진 잠수함 허용 등 성과를 주문했다. 최고위원들의 잇단 설화에 대해 ‘당심 100%’ 전당대회 규칙을 원인으로 지목했고, 제3당 창당 움직임에 “(국민의힘이) 정신차려야 한다. 당정일체는 민주주의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했다. 당정일체만 강조하는 친윤석열계를 비판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오는 24일 미국으로 떠나는 윤 대통령을 향해 “외교는 대한민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건 외교가 아니다”라며 “한·미동맹 70주년이니 대접 잘 받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얻을 수 있는 것을 최대로 얻을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일본처럼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는 걸 허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원전이 많은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못하다 보니까 쌓아두고 있는데 거의 포화 상태다. 조금만 지나면 큰 일”이라며 “유사시에 북핵 대응 능력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고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바로 지난달 호주에서 핵추진 잠수함 능력을 (미국으로부터) 얻었다. 핵추진 잠수함을 가지는 것만이 우리가 (북핵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이라며 “최소한 그 두 가지는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미국 잠수함, 전투기 핵을 우리가 함께 전략을 세우고 운용 결정도 함께 하면 좀 더 실효성 있고 그렇게 하면 꼭 한반도 내에 핵을 반입하지 않더라도 더 좋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기업 전기차에 피해가 예상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설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다. 시행령에 추가로 (국내기업의 피해를 줄일) 무엇을 박는다는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여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전당대회 후 윤 대통령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데 대해 “중도층, 2030층이 (대통령) 당선되셨을 때 훨씬 높았는데 지금은 다 10%대”라며 “그분들이 기대했던 일들을 실행에 옮겨 다시 마음을 잡는 노력이 앞으로 1년 동안 정말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당내 거듭된 최고위원들의 설화에 대해선 “당심 100%로 전당대회가 치러진 것부터 시작됐다”며 “총선은 민심이 결정하는데 그와 완전히 반대로 갔다. 그러다 보니 민심에서 멀어져 버리게 됐다”고 진단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선 친윤석열계가 민심에서 앞선 안 의원과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이 아닌 김기현 대표를 밀기 위해 여론조사를 반영하지 않고 당원투표 100%로 전대 규칙(룰)을 바꿨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안 의원은 “내가 여당은 1번(정부 지원)과 2번(쓴소리)을 다 해야 된다고 하면 ‘왜 왔다갔다 하냐, 줏대가 없냐’고 공격을 하는데 굉장히 비합리적이고, 이런 것이야말로 반지성주의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사에서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는데 같은 말로 자신에 대한 비판에 반박한 것이다.
안 의원은 “경기도 분위기가 굉장히 험악하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121석 중에 17석 가진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추진 중인 제3당에 대해 “더 타격을 받는 건 국민의힘”이라며 “그래서 정신차려야 한다. 당정일체라는 말은 사실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말”이라고 했다.
지역구(경기 성남분당갑) 변경에 대해선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며 “지난해 보궐선거로 들어와 주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성남분당갑 지역구 의원인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돌아갈 것이란 얘기에 대해선 “여기로 오시진 않을 것 같다”면서 ‘도의상 말이 안 된다고 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토크콘서트도 재개한다. 내달 7일 자신의 지역구인 분당에서 ‘공부의신’ 강성태와 함께 교육을 주제로, 같은 달 24일에는 서울대에서 축구 선수 출신 김병지와 건강 콘서트를 연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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