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사륜구동 기술, 내연 넘어 전동화로”

2023. 4. 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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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현대위아 2공장 가보니
후륜 세단도 사륜탑재 증가
전기차 전용제품 개발 구슬땀
현대위아의 4륜구동 부품 중 하나인 액슬 기어의 열처리 공정 모습.
후륜구동 차량에서 엔진·변속기 구동력을 전륜으로 전달하는 4륜구동 부품 ATC. [현대위아 제공]

2021년 1월. 서울과 경기 일대에 내린 폭설로 도로가 마비됐다. 특히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한 고급 세단들이 빙판길에서 잇달아 미끄러지며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일반적인 전륜구동 차량은 앞바퀴가 구동과 조향을 책임진다. 하지만 후륜구동 차량은 부품 일부가 뒤에 배치된다. 이상적인 무게 배분으로 승차감이 좋고, 민첩하다. 다만 무게 중심이 뒤에 있다 보니 눈길에서 바퀴가 헛돌면서 힘을 쓰지 못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사륜구동(4WD)에 대한 인기가 높은 이유다. 특히 승차감을 위해 고급 세단이 택했던 후륜 기반 자동차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대위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후륜구동 타입의 사륜용 부변속기 ‘ATC(Active Transfer Case)’를 양산하는 업체다. 후륜 자동차의 중간에 기어와 모터로 이뤄진 ATC를 장착해 사륜구동 시스템을 구현한다.

최근 방문한 경남 창원 성산구 현대위아 2공장에선 ATC를 비롯해 ‘e-LSD(electronic-Limited Slip Differential)’와 ‘액슬’ 등 사륜구동 부품 생산이 한창이었다.

ATC는 눈길, 빗길처럼 도로가 미끄러울 때는 앞뒤 바퀴에 동력을 50대 50으로 배분해 접지력을 끌어올린다. 일상 주행에서는 뒷바퀴에 동력을 집중해 승차감과 연비를 높인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 브랜드에 ATC가 들어간다. 공장 곳곳에 배치된 ‘글로벌 톱1 제네시스, 내 손으로 보장한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1세대 제네시스는 수입 부품을 사용했지만, 최신 제네시스에는 현대위아가 개발한 부품이 탑재된다. 김태형 현대위아 차량부품생산실장은 “소음 문제 때문에 자체 개발에 나서게 됐다”며 “해외 고객보다 국내 소비자가 소음에 더 민감하고 눈높이가 높은데 자사 제품은 소음은 물론, 토크 정확성과 정밀도 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했다.

전동화 시대를 대비한 사륜구동 부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e-LSD’가 대표적이다. 이 부품은 왼쪽과 오른쪽 바퀴에 전달하는 구동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위아는 2011년부터 내연기관용 e-LSD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전동화용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는 순간 가속력이 내연기관보다 훨씬 우수하다. 응답 속도가 더 빠르고 더 큰 힘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사륜구동의 완성형으로 불리는 전동화 구동시스템 ‘전동화 액슬(eTVTC)’의 완성도도 높이고 있다. 전기차용 냉각수 모듈도 차세대 주력 제품 중 하나다. 이미 몇백대 수준으로 생산을 시작했다. 2025년에는 통합 열관리 모듈을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핵심 부품이던 전륜구동 타입 사륜용 부변속기 ‘PTU(Power Transfer Unit)’ 역시 생산량이 늘고 있다. 전륜구동 차량에서 엔진·변속기의 구동력을 후륜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주로 탑재된다. PTU는 개발 이후 올 3월까지 누적 생산 1000만대를 돌파했다. 김 실장은 “500만대 양산까지 약 33년이 걸렸지만, 이후 500만대를 만드는 데는 7년이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둘러본 공장은 자동화를 기반으로 공정 오류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ATC, e-LSD 등이 생산되는 2공장의 조립라인은 80%, 가공라인은 100% 자동화를 달성했다. PTU를 생산하는 3공장의 조립라인은 60%, 가공라인은 90% 자동화를 이뤘다.

생산라인 품질검증 시스템(Error proof), 품질모니터링 시스템(HIPIS)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공정에 문제가 생기면 문자 알림을 통해 관련 부문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현장 관계자는 “생산 라인에서 나는 불량률은 0.02% 수준인데 이마저도 검증 시스템으로 대부분 파악된다”며 “실제 출고되는 제품은 사실상 불량이 없다”고 했다.

현대위아의 다음 목표는 4개의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김 실장은 “해당 제품을 전동화 차량에 적용해 기존 내연기관의 사륜구동 차량보다 월등한 발진 성능과 핸들링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선행 개발이 현재 진행형이며 가까운 미래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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