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 공동급식소 폐허 위에 핀 희망의 유치원 [키르기스스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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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남부에 위치한 제2의 도시 오쉬시로부터 34㎞ 떨어진 아라반군 유스포바면 '숫콜' 마을에는 구소련 시대에 집단농장 옆에 위치한 공동급식소 터가 폐허로 남아있었다.
이에 면정부에서 3만5000달러의 예산을 지원했고, 특히 마을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4000달러의 기금을 모아 1660㎡ 규모의 '킬타주 에네 유치원'이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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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유치원...저는 일하러 갑니다”
키르기스스탄 남부에 위치한 제2의 도시 오쉬시로부터 34㎞ 떨어진 아라반군 유스포바면 ‘숫콜’ 마을에는 구소련 시대에 집단농장 옆에 위치한 공동급식소 터가 폐허로 남아있었다.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 공동급식소 터는 정부 소유로 귀속됐다.
110가구 750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숫콜 마을의 숙원사업은 바로 유치원 설립이었다. 한 가정당 세 자녀가 평균 가족구성원인 다자녀 문화가 남아있는 시골마을에서는 아이를 돌보느라 여성들이 일을 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면정부가 수차례 유치원 건립을 추진했고 공동급식소 터를 부지로 확보했지만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기자재 등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렇게 유치원 건립은 요원해져만 갔다.
숫콜 마을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새마을 기반 농촌 개발 사업을 만났다. 먼저 마을 주민들이 모여 가장 필요한 인프라로 유치원 설립을 결정했다. 코이카는 2만5000달러를 지원했고, 면정부는 건축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했는데 이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면정부에서 3만5000달러의 예산을 지원했고, 특히 마을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4000달러의 기금을 모아 1660㎡ 규모의 ‘킬타주 에네 유치원’이 설립됐다. 주민들이 인프라 시설을 위해 예산을 확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학무보인 아이다 크주 루스탐벡(33·여) 씨는 11일(현지시간) “이 사업이 시작된다고 했을 때 실현될 수 있을 거라고 믿지 못했다”고 밝혔다. 12년 동안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제 60명 정원의 유치원은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선생님과 시설관리인 등 17명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면정부가 일부 학비를 지원해 월비는 6달러다.
네 자녀를 둔 루스탐벡 씨는 “막내를 유치원에 보내고 저는 일하러 간다”며 “유치원이 생기면서 생활이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아이를 맡길 곳이 생기니 그 시간에 여성들이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딜다라 톨로노바 유치원장은 “학부모님들이 아이를 데리고 농사를 짓는 경우가 많았는데, 유치원이 생기고 여가도 잘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유치원에 고용된 주민 17명은 가까운 곳에서 일자리를 찾게 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유치원 건립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마을 주민들은 2차 사업으로 과거 집단농장으로 쓰여 공터로 남아있는 인근 부지에 비닐하우스 농사를 하기로 했다.
오쉬=최은지 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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