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 내려놓은 임종룡號… 오늘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4인 면접 시작

박슬기 기자 2023. 4. 2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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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우리금융그룹이 오디션 형식을 도입해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나서는 가운데 오늘(21일) 4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첫 면접을 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 4명은 이날 우리금융지주 정기이사회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등 이사진에게 업무보고를 한다.

1차 후보군에 오른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과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캐피탈 대표 등은 각각 책임진 업무 현황과 목표 등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이날 차기 우리은행장을 선임하는 자회사대표추천위원회(자추위)가 열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사회에 참석하는 사외이사 6명이 차기 은행장 선임권을 가진 자추위원이만큼 사실상 차기 행장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1차 면접이라는 게 금융권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롱리스트에 오른 4명의 후보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2 대 2인 데다 나이도 비슷해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석태·조병규 후보는 상업은행 출신, 강신국·박완식 후보는 한일은행 출신이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자추위 내부 논의만으로 은행장을 선임해왔지만 이번부터 '은행장 선정프로그램'을 마련해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검증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4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분야별 외부 전문가와 워크숍 형태의 1대1 심층 인터뷰 ▲임원 재임기간 중 평판 조회 ▲그동안의 업적평가와 1대1 업무보고를 통한 회장의 역량평가, 이사회 보고 평가 등 3단계 검증을 거쳐 2명의 2차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압축된다.

이어 자추위는 이후 선정된 2인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다음달 말 차기 은행장을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롱리스트에 오른 4인명의 후보들은 임종룡 회장이 내정된 이후 지난달 초 실시된 첫 임원 인사에서 그룹 내 요직을 꿰차면서 이미 능력을 검증 받았다.

이석태 부문장과 강신국 부문장은 우리은행의 양대 부문장으로 사실상 은행 내에선 행장에 이은 2인자로 꼽힌다.

이석태 부문장은 1964년생으로 중앙대 경영학과를 나와 상업은행에 입행한 이후 우리금융의 신 사업총괄 전무, 사업성장부문 부사장,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 집행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부행장)에 오른 것은 올 3월이다.

강신국 부문장도 1964년생으로 고려해 경영학과를 나와 한일은행으로 입행했다. 우리은행 IB그룹 상무와 자금시장그룹 집행 부행장보, 자금시장그룹 집행 부행장 등을 거쳤으며 현재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기업그룹장(부행장)으로 재임 중이다.

박완식 대표와 조병규 대표는 그룹 내 비중이 큰 계열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캐피탈 수장이다.

박완식 대표도 1964년생으로 국민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우리은행 개인그룹장 겸 디지털금융그룹장(상무), 영업·디지털그룹 집행 부행장보, 개인·기관그룹 집행 부행장을 지낸 이후 지난달 우리카드 대표이사로 올랐다.

조병규 대표는 3명의 후부보다 1살 적은 1965년생으로 경희대를 졸업했다. 상업은행으로 입행한 그는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집행 부행장보)과 경영기획그룹 집행 부행장보, 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거쳐 지난달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선임됐다.

금융권에선 시중은행 가운데 새롭게 도입한 '은행장 선정프로그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시니어플러스점 개설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의 취지와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며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당시 임 회장은 "(지주사) 회장이 (은행장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내려놓는 것"이라며 "투명하고 객관적인 (은행장 선임) 절차를 만드는 것이 지배구조를 바꾸라고 하는 금융정책, 감독당국의 요구에 응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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