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공산당 의장 부부 지난해 사망…"고문당했다"vs"교전 중 사망"

박재하 기자 2023. 4. 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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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활동 중인 필리핀 공산주의 반군 조직을 이끌었던 부부가 수개월 전에 사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에두아르도 아뇨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8월 티암존 의장 부부 사망 소식을 확인했다"며 "마침내 이들 테러리스트는 우리가 수개월 전부터 짐작했던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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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이끌던 티암존 부부 사인 놓고 갑론을박
CPP, 50년 넘게 무장투쟁…지금까지 4만명 사망
베니토 티암존 필리핀공산당(CPP) 의장 부부가 지난해 8월 사망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CPP는 이들이 군에 의해 고문 끝에 살해됐다고 발표한 반면 필리핀 군 당국은 이들이 교전 끝에 사망했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윌마 티암존(왼쪽)과 베니토 티암존(오른쪽) 부부.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활동 중인 필리핀 공산주의 반군 조직을 이끌었던 부부가 수개월 전에 사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필리핀 국영 필리핀통신(PNA)에 따르면 이날 필리핀공산당(CPP)은 성명을 내고 베니토 티암존 CPP 의장 부부와 당원 8명 등이 지난해 8월 필리핀군에 의해 고문 끝에 살해됐다고 밝혔다.

CPP는 티암존 부부가 필리핀 중부 사마르섬의 고속도로에서 비무장 상태로 여행하던 중 군에 체포된 뒤 "심한 구타를 당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이들이 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퍼슨 마리아노 필리핀 육군 제8보병사단 대변인은 지난해 8월22일 필리핀 중부 사마르섬 카발로간 앞바다에서 공산반군 10명이 필리핀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마리아노 대변인은 이들의 구체적인 신원을 확인해주지는 않으면서도 "고가치 표적들(high value targets)"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정부는 티암존 의장 부부가 사망한 것이 맞다고 전했다.

에두아르도 아뇨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8월 티암존 의장 부부 사망 소식을 확인했다"며 "마침내 이들 테러리스트는 우리가 수개월 전부터 짐작했던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2014년에 여러 건의 살인 혐의로 체포됐던 티암존 의장 부부는 2016년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후 도주해 행방이 묘연했던 티암존 의장 부부는 지난 1988년 마닐라 인근에서 군인 4명을 납치한 혐의로 지난 2020년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CPP는 1968년 12월 마오쩌둥주의 혁명을 추종한 호세 마리아 시손이 창당했으며 이듬해 무장단체인 신인민군(NPA)을 조직해 50년 넘게 반정부 무장투쟁을 진행해왔다.

정부군과 공산반군의 충돌로 4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이어진 공산주의 반란으로 꼽힌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6년 8월 정부와 CPP는 무기한 휴전에 합의했지만 2017년 11월 협상이 백지화돼 다시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다.

세력이 절정에 달했던 1980년대 NPA는 2만6000명의 병력을 보유했지만 현재는 약 2000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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