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첼 구애에 팀 이룬 임성재, 취리히 클래식 첫날 1타 뒤진 공동 3위
[뉴스엔 이태권 기자]
"나는 언제나 임성재의 좋은 친구였다. 단지 그가 다시 나를 좋아하기를 원했다"
임성재와 팀을 이루게 된 키스 미첼(미국)의 말이다.
임성재는 미체과 함께 4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 TPC루이지애나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투어(PGA)투어 취리히 클래식(총상금 860만 달러) 1라운드에 출전해 이글 1개, 버디 9개, 보기 1개를 합작하며 10언더파 62타를 만들어냈다.
이에 둘은 공동 선두를 달린 뷰 호슬러-윈덤 클라크(이상 미국), 션 오헤어-브랜든 매튜(이상 미국) 조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대회 첫날을 마쳤다.
각자의 공으로 경기를 펼쳐 좋은 스코어를 팀 점수로 집계하는 포볼 스트로크로 열린 이날 경기에서는 버디 7개를 잡은 임성재의 활약이 돋보였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둘은 전반에 임성재가 3연속 버디를 낚으며 3타를 줄였다. 이후 임성재가 버디를 추가하며 1타를 더 줄인 둘은 전반 마지막 홀에 미첼이 버디 1개를 솎아내며 전반에 5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 둘은 첫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이어진 홀에서 미첼이 버디를 잡으며 만회했고 4번 홀(파4)부터 6번 홀(파4)까지 임성재-미첼-임성재가 번갈아가며 버디를 낚는 등 뛰어난 호흡을 자랑했다. 이후 미첼은 이어진 7번 홀(파4)에서 2온에 성공한 뒤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이날 10언더파를 합작했다.
경기를 마치고 PGA투어와의 인터뷰에서 미첼은 "임성재가 레이저 빔같은 좋은 샷을 많이 날렸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를 돕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고 임성재를 치켜세웠다.
임성재 역시 "키스 선수랑 너무 재미있게 경기를 했다. 오늘 버디를 많이 하면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었고 10 언더라는 좋은 스코어를 치면서 첫날에 좋은 위치에서 시작했다"고 흡족해했다.
아무런 연고 없는 두 선수가 팀을 이뤄 선두권에 오르자 현지에서도 둘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둘이 호흡을 맞추게 된 배경에는 미첼의 구애가 있었다. 지난 2019년 혼다 클래식에서 PGA투어 첫 승이자 유일한 우승을 거둔 미첼은 대회 3라운드에서 임성재와 동반 라운드를 펼쳤다. 미첼은 "당시 임성재는 내게 계속 미소지으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정말 인성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하며 "그래서 농담삼아 취리히 클래식에 같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임성재는 그 해 취리히 클래식에서 김민휘(31)와 팀을 이뤘고 미첼은 이를 보고 임성재가 완곡한 거절을 했다고 생각해 더이상 그를 괴롭히지 않았다. 이후 임성재는 2021년과 2022년 이 대회에는 안병훈(33)과 함께 출전했다.
하지만 임성재 역시 미첼의 부탁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한달 앞두고 임성재는 에이전트를 통해 미첼에게 취리히 클래식에 같이 나가지 않겠냐는 연락을 했다. 이에 최근 13주간 10개 대회에 나서는 강행군을 펼친 미첼은 두말하지 않고 임성재와 함께 대회에 나섰다. 미첼은 "이런 슈퍼스타와 함께 경기를 할 기회가 있으면 당연히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둘은 선두권에 올라서며 남은 대회를 기대케했다. 대회 2라운드는 두 선수가 한 공으로 번갈아치는 포섬 스트로크 방식으로 열린다. 이에 임성재는 "내일은 제가 아이언 샷을 많이 칠 것 같은데 거리 조절을 잘해서 키스 선수가 퍼팅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지난주 RBC헤리티지에서 정상에 오른 매슈 피츠패트릭이 친동생과 함께 이 대회에 나서 첫날 10언더파를 합작하며 임성재-미첼, 노승열-마이클 김 등과 공동 3위에 올랐다.
강성훈(36)-배상문(37)조가 7언더파를 합작하며 공동 30위, 김시우(28)-김주형(21)조가 이날 함께 6타를 줄이며 공동 4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패트릭 캔틀레이-잰더 쇼플리(이상 미국)는 5언더파를 합작하는데 그쳐 안병훈(33)-김성현(25)조 등과 공동 56위로 첫날을 시작했다.
(사진=키스 미첼, 임성재)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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