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577차례 해킹”... 카카오VX, 골프 앱 스마트스코어 털었나
카카오의 골프 관련 사업을 하는 계열사 카카오VX가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를 해킹한 혐의로 형사 고소를 당했다. 골프장 기록 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스마트스코어는 지난 10일 수원지방검찰청에 카카오VX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가 지난 202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사내 소프트웨어 관리자 시스템에 2년간 총 801회 접속을 시도했고, 그중 577회 무단 침입에 성공했다”며 “이는 스마트스코어의 자산과 노하우를 빼내려는 해킹”이라고 주장했다. 스마트스코어는 회사 내부망 접속 IP를 조사했는데, 이 과정에서 카카오VX 본사로 추정되는 IP 주소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스마트스코어는 지난 2015년 태블릿PC로 골프 점수를 기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전국 140여 골프장에 해당 프로그램을 납품하고 있다. 카카오VX도 2021년 골프 기록 관리 프로그램을 출시했는데,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 제품은 스마트스코어의 제품을 베낀 것”이라며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스코어는 지난 2월 카카오VX를 상대로 부정경쟁 행위, 공정거래법 위반 등으로 가처분 신청과 민사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번에 형사 고소까지 추가된 것이다. 박노성 스마트스코어 부대표는 “IP 주소 4개가 반복적으로 수백 회 접속했다는 것은 실수로 접속한 것이 아니라 고의적인 해킹”이라고 했다.
카카오VX는 회사 직원이 스마트스코어 내부 시스템에 접속한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카카오VX는 “스마트스코어에서 당사로 이직한 직원이 스마트스코어사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관련 직원은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인사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재발 방지에 힘쓰고 스마트스코어와 원만한 합의를 보겠다”고 했다.
카카오VX가 골프 관련 사업에서 소송당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12일 특허법원은 골프존이 카카오VX와 SGM을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 금지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카카오VX와 SGM이 골프존의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스크린골프) 장치에 관한 특허(비거리 조정 시뮬레이션 기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두 회사에 특허침해 관련 제품을 모두 폐기하고, 카카오VX가 19억2000만원, SGM은 14억6000만원을 골프존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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