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신약개발 플랫폼 확보 박차…M&A·美 공략 기대해
셀트리온이 서정진 회장의 공식 복귀를 기점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꾀한다. 지난해 매출액 '2조 클럽'에 가입한 가운데 올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유플라이마'(CT-P17)의 미국 허가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M&A(인수합병)를 통한 신약 개발 플랫폼 확보 등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서 회장은 현금과 자사주(자기주식)는 물론 필요할 경우 보유 주식을 활용한 M&A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만큼 M&A를 통한 신약 개발과 신규 플랫폼 확보에 관심을 쏟고 있단 의미다.
셀트리온은 이미 오픈이노베이션(열린 혁신) 전략을 통해 국내외 바이오 벤처와 활발하게 협업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토대로 차세대 플랫폼 기술과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단 목표다.
실제 셀트리온은 2021년 영국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회사 익수다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 2022년 미국 이중항체 개발회사 에이비프로(Abpro Corporation)와 국내 ADC 플랫폼 기업 피노바이오에 잇따라 투자했다.
또 항암 바이러스, 마이크로바이옴, 경구형(먹는) 항체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제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각광받는 이중항체와 ADC, 마이크로바이옴 등에 대한 집중 투자 기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앞으로 셀트리온은 차세대 신약 플랫폼이나 유력 파이프라인 도입 등을 통해 바이오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램시마SC의 저력은 이미 유럽에서 증명했다. 앞서 진출한 유럽에서 지난해 3분기 점유율 14.3%를 달성했다. 최근 유럽에 출시한 블록버스터 신약과 비교했을 때 판매 수량 기준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미국 시장 출시가 성사되면 램시마IV와 함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으로 램시마SC의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오는 10월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고농도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은 유플라이마의 미국 시장 진출도 주목할 만하다. 셀트리온은 오는 7월부터 유플라이마의 미국 판매에 돌입할 수 있게 앞서 오리지널의약품 개발사와 특허 합의를 완료했다. 오는 5월 유플라이마의 미국 허가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은 원료물질 자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유플라이마의 글로벌 시장 수요에 적시 대응이 가능하다. 또 셀트리온 제품의 글로벌 유통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한 직판(직접판매)으로 탄력적인 가격 조절이 가능하단 점도 경쟁력을 높이는 배경이다.
서근희,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올해 5월 승인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서정진 회장 복귀로 유플라이마 미국 출시 준비를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PBM(처방약급여관리업체) 급여 등재에 대해 여전히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1,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CT-P47의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창립 이래 최다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신청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만큼 셀트리온의 R&D(연구개발) 경쟁력이 궤도에 올랐단 방증이다.
또 신규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연내 시작하는 한편 바이오시밀러 제형 및 디바이스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한 단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적극적인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로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단 전략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는 셀트리온의 새로운 도약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며 "주요 품목의 허가국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는 물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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