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외출하면 불안해하는 강아지, 해법은?

서상원 반려견 트레이너 2023. 4. 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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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나가자 반려견이 집에 있는 온갖 물건을 다 물어뜯고 대소변을 봤다면 분리불안이라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정답은 ‘No’. 분리불안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가정에서 보호자가 반려견의 이상행동 교정을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교육 방법을 담았다. 

주인이 외출했을 때 반려견이 집에 있는 온갖 물건을 다 물어뜯었어도 쉽게 ‘분리불안’이라고 단정 짓긴 어렵다.
‘반려견의 분리불안’. 최근 이 용어가 TV나 유튜브 영상에서 남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반려견이 정말 '분리불안’이라면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분리불안의 정식 명칭은 'separation anxiety disorder’. 번역하면 분리불안장애로 소위 말하는 공황장애와 비슷한 심각한 증상이다. 분리불안은 삶의 질, 생활환경, 유전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흔한 증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혼자 남겨진 반려견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는다고 해서 무조건 분리불안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보통 필자를 찾아오는 보호자들의 반려견은 분리불안이 아니었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욕구불만’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반려견이 보이는 이상행동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혼자 남겨졌을 때 짖으면 분리불안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짖는 양상이 정말로 불안감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도 데려가라는 뜻인지 살펴봐야 한다. 드문 경우지만, 신나서 짖는 반려견도 있다. 보통 보호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은 반려견일수록 보호자가 사라졌을 때 산발적으로 짖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분리불안이라 단정할 수 없다. 보호자가 외출했을 때 집을 난장판으로 만든 경우는 어떠할까. 이 또한 확언하기 어렵다. 반려견의 행동이 불안함의 결과인지, 심심해서 집 안 물건을 건드려보는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외로움 때문이라 생각해 또 다른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 반려동물의 불안감만 증대시킬 뿐이며,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흔히 보호자가 반려견을 예뻐하고 같이 잠을 자는 등 스킨십이 많으면 분리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오해가 있다. 하지만 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 행동학 전문 연구 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애정 행위와 스킨십은 분리불안과 무관했다. 오히려 잦은 무시나 꾸짖음이 분리불안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았다.

분리불안 반려견과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한 반려견의 교육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한 반려견이라면 보호자가 문제 해결을 위해 시도해볼 만한 방법들이 있다. 반면 분리불안은 보호자나 비전문가가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만약 보호자가 외출했다 돌아왔는데 반려견이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분리불안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1. 동공이 풀려 확대돼 있다. 2. 호흡이 가쁘고 침을 줄줄 흘린다. 3. 발톱이 모두 닳아 있거나 피가 난 흔적이 보인다. 4. 현관이나 문 주변에 대소변을 봤다. 5. 몸을 부들부들 떤다. 6. 발바닥에 땀이 흥건하다. 7. 쉬지 않고 보호자가 돌아올 때까지 울거나 짖는다.

만약 상기한 증상을 다수 보이는 반려견의 보호자라면 즉시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분리불안을 없애기 위해서는 반려견과 보호자 삶의 전반적인 상황, 즉 식생활과 건강,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등을 모두 고려한 정확한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다양한 원인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반려견에게 책임을 돌리는 전문가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한 '욕구불만’ 반려견의 경우

만약 반려견 이상행동의 원인이 욕구불만에서 오는 스트레스 같다면 반려 생활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반려견의 운동량은 충족되고 있는지,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지, 평소 보호자와 유대감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했는지, 주거 환경은 안정적인지, 기본적인 교육은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파악해보자. 때로는 보호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가 존재할 수도 있다. 이때는 보호자와 반려견의 상황을 모두 고려할 전문가와의 상담이 도움이 된다.

공동주택에 모여 사는 한국인의 주거 특성상 반려견의 이상행동은 이웃 간 갈등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보호자가 나갔을 때 반려견이 짖거나 이상행동을 보인다면 더욱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행동이 고착되면 바로잡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민원과 다툼으로 마음이 급해지고 신경질적으로 변하면 반려견도 그 영향을 받아 교육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반려견의 상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지난 칼럼에서 강조했던 반려견의 행동 언어 '보디랭귀지’에 대해 공부해보길 권한다. 반려견의 행동을 관찰하는 법을 배우면 스트레스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그만큼 빠른 조치도 가능하다. 반려견을 정말 사랑한다면, 그들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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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추천 활동!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반려견과 함께하는 원반 놀이, 프리스비를 추천한다.
반려견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평소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으로 다음 3가지가 있다. 반려견과의 유대감이 강화되면 반려견은 더욱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1. 릴랙세이션 프로토콜(Relaxation Protocol)
무려 15단계로 나누어져 있는 이 교육은 반려견의 인내심을 키우는 훈련법이다. 구글에 영문으로 'Relaxation Protocol’을 검색해보면 단계별 설명이 잘돼 있다. 한국어로 된 영상을 참고하고 싶다면 설채현 수의사의 유튜브를 볼 것.

2. 도그 센트 워크(Dog Scent Work)
탐지견이 폭발물을 찾는 것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는가. 모든 개는 이런 일을 할 수 있다. 기존 노즈 워크와는 전혀 다른 활동이며, 반려견은 코를 사용하는 후각 활동을 통해 본능도 충족할 수 있다. 보호자와 소통하며 유대감 또한 형성할 수 있는 활동으로, 집에서 깻잎이나 에센스 향을 찾도록 교육해보자. 개인적으로 스트레스 받는 반려견에게 강력 추천한다. 유튜브 'Dog Scent Work’에는 보호자가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도록 기초부터 충분히 설명되어 있다.

3. 프리스비, 어질리티, 도그 피트니스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대표적으로, 던진 원반을 물고 돌아오는 프리스비나 장애물을 통과하는 어질리티가 있다. 반려견이 슬개골, 고관절이 안 좋다면 도그 피트니스에 도전해도 좋다.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낮고 같이 배우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산책 친구도 만들 수 있다.

서상원
현) 더 나은 반려견교육상담소 운영
미국 전문 반려견트레이너 협회(APDT) Professional Member
미국켄넬클럽(AKC) Canine Good Citizen Evaluator
FearFree Animal Trainer Certified Professional
Karen Pryor Academy Puppy Start Right For Instructor
(사) 한국애견협회 반려견지도사 자격

사진 게티이미지

서상원 반려견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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