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정석' 41세에도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이유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4타석 2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1타점 1득점. 100% 출루
나이가 들면 몸은 전보다 못하지만 머리는 괜찮다. 수를 읽고 머리로 야구하는 모습에 상대팀 후배들도 감탄했다.
불혹을 넘긴 41세 베테랑 김강민은 존재감부터 다르다. 최근 김강민은 백업으로 경기 후반에 교체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팀에는 국가대표 외야수 최지훈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전 경기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체력은 아니지만 중요한 순간 분위기를 반전 시킬 수 있는 영향력은 여전하다. 팀이 연패에 빠진 상황, 꼭 승리가 필요한 순간 김원형 감독의 선택은 김강민이었다. 그리고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SSG 김강민은 20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원정 경기에 5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15일 NC전 이후 오랜만에 선발 출전이었다.
2회 선두타자 나선 김강민은 KT 벤자민의 초구 141km 패스트볼를 그대로 지켜봤다. 전혀 타격하겠다는 의지가 없이 그저 지켜만 봤다. 경기 후 김강민은 이 초구를 지켜본 뒤 패스트볼을 공략할 수 있겠다는 자심감을 가졌다고 했다. 그리고 3구째 147km 몸 쪽 패스트볼에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배트가 부러졌지만 힘으로 이겨내며 안타를 만들었다.
그리고 4회 2사 후 두 번째 타석에 들었다. 이번에도 김강민의 선택은 패스트볼이었다. 초구 138km 패스트볼을 지켜보며 타이밍을 잡은 뒤 2구 138km 패스트볼을 벼락같이 잡아당겨 비거리 115m짜리 좌월 솔로 홈런을 폭발시켰다. 1-2로 뒤지는 상황에서 2-2로 균형을 맞추는 홈런이었다.
KT 배터리는 불혹을 넘긴 김강민의 배트 스피드가 예전 같지 않을 거라 예상하고 집요하게 패스트볼 승부를 했다. 하지만 실패였다.
5회에는 패스트볼을 모두 골라내며 볼넷으로 찬스를 이어갔고, 7회에는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9회 타석에서 전의산과 교체되기 전까지 100% 출루였다.
김강민의 이런 모습에 KT 1루수 박병호와 유격수 김상수는 놀라워했다. 김강민이 볼넷으로 진출했을 때 두 선수는 이렇게 오랜 기간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을 물으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SSG는 백업도 마다하지 않는 김강민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 계속 주전 욕심을 갖고 코칭스태프와 트러블이 생기는 고참들도 있지만 김강민을 그렇지 않다. 올 시즌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있어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은 자리를 비우게 된다. 최지훈은 대표팀에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SSG는 김강민이 있기에 별 걱정이 없다. KBO 최고참의 야구 시간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4타석 2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김강민.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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