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만 5배 급등한 이브이첨단소재, 다음 주부터 CB 투자자 매도물량 220만주 나온다
1주당 1700~2800원선에 전환
잠재적 매도 대기물량 영향으로 주가 하락 가능성
이차전지 관련주로 언급되며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5배 넘게 급등한 이브이첨단소재가 다음 주부터 220만주 넘는 신주가 상장돼 거래를 시작한다. 2020~2021년 발행돼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고 남아있던 전환사채(CB) 중 일부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것인데 1주당 전환가액은 1700~2800원 선이라 현재 1만원이 넘는 주가를 고려하면 주식을 받은 CB 투자자들이 바로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브이첨단소재는 지난달 중순 CB의 1주당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됐다. 이 때문에 이번 주식 전환으로 CB 투자자는 더 큰 차익을 얻게 됐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던 기업이라 CB에서 전환된 주식이 대량으로 매도되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브이첨단소재가 발행했던 4회차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6회차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투자자의 전환권 행사에 따라 오는 28일과 5월 4일 2차례에 걸쳐 신주 218만1642주가 상장된다. 이는 최대주주인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지분율 23.49%)의 지분을 제외한 전체 유통주식 수의 5.03%에 달하는 물량이다.
4회 CB는 2020년 9월 70억원 규모로 발행됐고 만기는 오는 9월 29일이다. 이미 67억원이 주식으로 전환했고 나머지 3억원의 CB 투자자는 지난 11일 1주당 2803원에 10만7028주를 주식으로 바꿨다. 신주 상장일은 오는 28일이다.
6회 CB는 150억원 규모로 2021년 5월 발행됐는데 이미 100억원이 주식으로 전환했고 남은 50억원 중 36억7000만원이 지난 19일 1주당 1769원에 207만4614주로 전환됐다. 신주의 상장일은 5월 4일이다. 6회 CB에 투자해 주식을 받은 곳은 밸류업투자조합 등 13곳이다.
이브이첨단소재는 전기차 배터리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등을 제조하는 곳으로 대만 전고체 이차전지 기업 프롤로지움 테크놀로지와 국내 리튬 소재 회사 리튬플러스에 투자해 이차전지 관련 기업으로 언급되는 곳이다. 주가는 이달 들어 급등했다. 3월 31일 2125원(종가 기준)에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 4월 20일에는 1만1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1개월도 안 지나 주가가 5.5배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이브이첨단소재의 주가가 지난달까지 2000원 선에 머물면서 낮은 상태를 유지하자 회사는 지난달 17일 4회와 6회 CB 투자자의 전환가액을 낮췄다. 전환가액이 주가보다 높으면 주식으로 전환해도 차익을 얻을 수 없어 CB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치한 것이다. 이달 들어 갑자기 주가가 급등하면서 전환가액 하향 조정을 받은 CB 투자자들은 더 큰 차익을 얻게 됐다.
기존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CB 투자자들은 1주당 1700~2100원 정도에 주식을 받았기 때문에 대부분 차익을 얻기 위해 신주가 상장되면 이를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 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오버행)이 쌓인 상황이다.
보통 CB 투자자들은 미리 공매도를 해놓고 신주 상장 당일 일부는 공매도를 갚고 나머지 물량을 매도하는 전략을 쓰지만, 현재 이브이첨단소재는 공매도가 금지된 종목이어서 신주를 받은 CB 투자자들도 받은 신주를 한 번에 매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량으로 주식을 매도하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공매도로 헤지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선택을 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서다. 이 때문에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매도물량을 내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간 주가가 크게 올라 CB로 신주를 저가에 받은 투자자들은 매도할 것 같다”라면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CB로 신주를 받은 투자자들은 주식 매도 시기를 고민하면서 조금씩 매도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어 이런 매도물량이 시장에서 다 소화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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