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공사장 매립폐기물 누구 책임…법원 판단도 엇갈려

장아름 2023. 4. 2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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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공사 도중 나온 지하 매립폐기물 처리 비용을 두고 다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여수시의 법정 공방에서 1심은 LH가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으나 2심은 여수시의 책임을 인정하는 엇갈린 판결이 나왔다.

1심은 원고인 LH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여수시가 LH에 매립폐기물 처리 비용 16억423만원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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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예상못한 비용은 LH 몫"…2심 "부지 하자는 여수시 책임"
여수시 전경 [여수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공공임대주택 공사 도중 나온 지하 매립폐기물 처리 비용을 두고 다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여수시의 법정 공방에서 1심은 LH가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으나 2심은 여수시의 책임을 인정하는 엇갈린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법 민사2부(양영희 고법판사)는 LH가 여수시를 상대로 낸 '폐기물 처리비용 등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1심은 원고인 LH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여수시가 LH에 매립폐기물 처리 비용 16억423만원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LH와 여수시는 2017년 9월 200가구 규모의 '행복주택 여수 서교지구' 사업 추진 협약을 했다.

LH는 주택 건립 및 하자 처리·사업 인허가 신청 및 추진·주택의 운영·관리를 맡고, 여수시는 부지 제공· 사업부지 내 지장물 철거 및 폐기물 처리· 인허가 행정 지원· 입주자 선정 지원을 하기로 했다.

협약 당시 사업 부지에는 가옥 8채, 한전 전신주 1주, 통신주 1주, 폐쇄회로(CC)TV 1대, 가로등 4개가 있었고 여수시가 이를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2019년 시험 터파기를 하면서 땅속에서 폐기물이 다량 발견됐고 LH는 여수시에 매립폐기물 처리를 요구했다.

여수시는 "사업비 요율에 따라 협의해 결정하자"고 했고, LH는 "원활한 공사 및 지연 방지를 위해 우리가 먼저 처리한 후 처리비용을 청구하겠다"고 통지했다.

이후 처리비용에 대해 양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LH는 2021년 1월 처리비용 16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여수시는 터파기 공사 중 발견된 매립폐기물 처리는 시공 과정의 일부로 봐야 하므로 LH에 부담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이에 대해 "여수시가 매립폐기물 존재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며 "협약상 예상치 못한 추가 공정 및 비용은 LH의 의무 범위에 속한다. 비용 부담은 두 기관이 상호 협의해 처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협약에 따르면 여수시는 '사업부지 내' 폐기물 처리 의무를 진다. 부지를 지상으로만 제한하지 않았고 지장물 철거 중 발생한 폐기물로 한정할 수도 없어 지하에 매립된 폐기물도 포함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여수시는 주택 건립이 가능한 상태의 부지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사업 부지 제공 비용을 전부 부담하고 부지에 하자가 존재할 경우 그 처리비용 역시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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