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는 삶 잠시 멈추고… ‘나’에게 주의를 기울이자[출판평론가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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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주변 사람들의 심기를 살펴야 할 때가 있다.
이 사람 저 사람 눈치 보고 신경 쓰다 보면, 탈진하는 건 '나'인데, 그 '나'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욕구가 내 고통의 원인이라는 생각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때 나를 돌봐도 늦지 않다는 마음, 더더욱 나는 좋은 것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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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주변 사람들의 심기를 살펴야 할 때가 있다. ‘SNS 헤비 유저’는 직접 연결된 페친(페이스북 친구)은 물론 함아친(함께 아는 친구)까지 신경 써야 한다. 특히나 여성들에겐 왜곡된 시선까지 더해져 온통 신경 쓸 것 천지인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심리치료사이자 작가 낸시 콜리어의 ‘나는 왜 나보다 남을 더 신경 쓸까?’(현암사)는 ‘눈치 보기’ ‘호감 얻기’ 등으로 감정을 소진하는 여성들의 자신감 회복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다. 어디 여성뿐이랴. 남성들도 읽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 첫 문장에서 “당신은 누가 돌보죠?”라고 묻는다. 이 사람 저 사람 눈치 보고 신경 쓰다 보면, 탈진하는 건 ‘나’인데, 그 ‘나’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여성의 욕구를 무시하고 깎아내린다. 욕구를 드러내는 여성을 부정할 뿐 아니라 “부정적인 낙인”도 서슴지 않는다. 당연히 친절해야 하고, 하여 ‘호감성의 감옥’에 갇힐 때가 태반이다. “물론 호감성은 여러 면에서 유용하고 보호막이 되어주지만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창살 없는 감옥이 될 수도 있다.” 여성의 정당한 이유 제기는 자주 까다롭다, 화가 많다, 만족을 모른다 등의 말로 치환된다. 뭐가 그리 잘났느냐는 말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여성의 욕구가 감시받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 시선 탓이지만, 여성 스스로도 “나를 돌보는 일이 위험하고 수치스럽고 직관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욕구가 내 고통의 원인이라는 생각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때 나를 돌봐도 늦지 않다는 마음, 더더욱 나는 좋은 것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 등이 그것이다. 만약 원하는 방식으로 충족되지 못한다면 “차라리 그런 욕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여성도 여전히 많다. 어쭙잖은 솔루션들이 “자기 돌봄”이라는 미명 아래 산업을 형성한 것도 문제라면 문제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삶은 어떻게 형성할 수 있을까. 저자는 “먼저 내가 나를 돌보지 않고 있다는 사실부터 알아차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습관적인 삶을 잠시 멈추고 “나에게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해야 한다. 세상은 여성에게 분노하지 말라고 강요하지만, 가끔 분노할 줄도 알아야 한다. 다만 “무엇 때문에 화나거나 속상한지, 무엇을 얻지 못해서 그러는지, 어떻게 하면 괜찮아질 수 있는지, 뭐가 필요한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분노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 궁극에는 “나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삶을 개선하는 일이면서 자기 가치를 찾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진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헌신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을 버리지 않고 함께 있겠다고 다짐할 때, 진정으로 자신을 돌보는 삶이 시작되고 지친 마음이 치유된다.” 저자는 “깊고 깊은 재충전의 원천”은 이미 모든 여성 안에 있다고 말한다. “진짜 내가 있는 마음의 집”을 찾는 여성들에게, 아울러 모든 이에게 제법 유용한 책이다.
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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