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로 그린 그림, 황은경·황은지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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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과 바늘로 완성하는 아주 오래된 수공예이자 여자와 가장 가까운 ‘살림 공예’ 바느질. 오랜 시간 동안 가계를 꾸리는 수단이자, 중년의 취미로 여겨지던 바느질에 새로운 색을 입혀가고 있는 황은경·황은지 자매를 만났다. 언니 황은경 씨는 바느질 작가로, 동생 황은지 씨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동화책 작가로 활동하며 함께 바느질 공방 풍요하리를 운영하고 있다.
황은경 작가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10년 정도 직장 생활을 했는데, 의류 봉제업을 하시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수공예에 관심이 많았다. 취미로 바느질을 배우다가 우연한 계기로 본격적으로 바느질을 시작하고 공방도 열게 됐다. 주로 고양이를 모티브로 천과 천을 연결하는 패치워크와 퀼트 기법을 사용해 작품을 만든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직접 키울 수 없어 고양이를 상징하는 단순한 패턴으로 작업을 하다가 공방 앞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면서 지금 공방에서 키우는 ‘반달’이와 묘연이 됐고, 이제 그녀의 작품은 반달이를 구체화한 바느질로 나타난다.
더불어 그림을 그리는 동생 황은지 작가가 합류해 캐릭터 작업을 하면서 고양이 ‘풍요’와 황은경 작가를 상징화한 쥐 ‘하리’를 만들었다. 동생의 그림이 바느질로 탄생하고, 언니의 바느질이 그림에 영향을 주며 상호작용을 주고받는다. 풍요하리 공방은 이 캐릭터들의 이름이자 두 자매를 상징하며, 풍요로운 일상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그녀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황은경 작가의 바느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갈하고 섬세하다. 천을 재단해 하나하나 연결하고 색을 맞춰가며 천천히 완성해나간다. 그렇게 보내는 시간은 그녀에게 온전한 몰입과 집중을 가져다준다. 얇고 작은 바늘과 가느다란 실, 바삐 움직이는 손으로 촘촘히 엮어낸 그녀의 시간은 인간관계나 삶에 대한 태도까지 긍정적으로 만들었다. 뭘 하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던 일상은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으로 채워졌고, 바느질로 만난 사람들과 고양이 ‘반달’이는 일뿐이었던 단조로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바꿔주었으니까.
풍요하리
바느질을 하는 언니와 그림을 그리는 동생, 두 자매가 함께하는 바느질&그림 공방이다. 자체 디자인한 바느질 작품과 문구, 소품 등을 만날 수 있고 바느질 클래스도 진행한다.주소 서울시 강북구 솔샘로47길 18
문의 @poongyo_hari
에디터 : 이채영 | 사진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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