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4색'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이재명에 쓴소리 마다 않겠다"

장재진 2023. 4.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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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박범계·홍익표·김두관 '4파전'
총선 승리 위해 '통합·정부 견제' 강조
돈 봉투 의혹엔 "송영길 조기귀국해야"
28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광온(왼쪽부터), 박범계, 홍익표, 김두관 의원. 뉴시스·연합뉴스

오는 28일 예정된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박광온, 박범계, 홍익표(이상 3선) 의원과 김두관(재선) 의원이 4파전을 벌인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차기 원내대표는 내년 4월 총선에 앞서 입법 성과를 도출하고 내홍을 수습해야 한다는 중책을 맡는다. 이들이 "민생법안을 발판으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도 그래서다. 당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선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로 당선자를 가린다. 선거 당일(28일) 이전 당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후보자 토론회가 한 차례 실시된다.


범친명 3명 대 비명 1명 구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홍익표(오른쪽), 박범계 의원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만나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후보자들의 성향을 분류하면 박범계 의원과 김두관 의원은 친이재명계 색채가 강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박광온 후보와 홍익표 의원이 계파색이 옅은 편이지만, 박 의원은 비이재명계 후보로 꼽히고, 홍 의원은 일부 친명계 의원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범친명'으로 분류된다.

지난해에 이어 재도전에 나선 박광온 의원은 친이낙연계 및 친문재인계 모임 '민주주의 4.0'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전날 불출마를 선언한 이원욱 의원과 함께 비명계 주자로 분류됐지만, 현재 구도하에선 유일한 비명계 주자로 꼽힌다. 박범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친문계로 분류되지만, 이재명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민주당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친명계 색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홍 의원은 김근태계 모임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당내 최대의원 모임 '더좋은미래'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지사 출신의 김 의원은 당의 지지세가 취약한 영남에서의 기반을 바탕으로 내년 총선에서 확장성을 강조하고 있다.


"목표는 총선 승리… '돈 봉투 의혹' 과감히 대응"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 4인. 그래픽=강준구 기자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원내대표 역할론 △당대표와의 관계설정 △시급한 정책과제 △'돈 봉투 의혹' 대응방안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들은 차기 원내대표의 역할에 예외 없이 '총선 승리 견인'을 꼽았다. 이를 위해 박광온 의원은 "당의 변화와 통합을 만들겠다"고 했고, 박범계 의원은 "시스템 공천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대여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정책의 유능함과 리더십, 윤석열 정부의 독단을 막는 용기, 당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김 의원은 "강한 원내대표로서 현 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의 악재로 지목되고 있는 '돈 봉투 의혹'의 출구를 찾는 일도 과제다. 박광온 의원은 "백척간두에 섰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국민들이 봤을 때 책임 있는 대처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관여된 분들은 무한책임이 필요하고, 이번 사태를 '돈 없는 선거'를 자리 잡게 하는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도 "사실관계가 나오는 대로 과감히 책임지고 당의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 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해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며 "그전에 송영길 전 대표와 윤관석, 이성만 의원은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인 모두 "의혹의 중심에 있는 송 전 대표가 조속히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공감했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광온(뒷줄 왼쪽) 의원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의 '투톱'을 이룰 이 대표와의 관계에는 협력을 강조했다. 박광온 의원은 "당대표와 원내대표는 자동차의 양바퀴"라며 "당무에 관해선 긴밀히 대화하며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도 "이 대표와는 '운명 같은 만남'으로 시작한 사이"라며 "공익에 관한 철학이 이 대표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이 대표와는 당이 추구하는 '원칙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현안을 논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와 '2인3각' 경주를 하면 가장 뛰어난 호흡을 보일 자신이 있다"며 "'협조와 보완' 관계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쓴소리가 필요하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정책 방향의 1순위가 민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각론은 조금씩 달랐다. 박광온 의원은 "제빵공장에서 사망한 노동자, 극단 선택으로 몰린 전세사기 피해자 등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죽음을 막는 법안을 강화해 '민주당다움'을 되찾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박범계 의원은 이 대표의 '기본사회' 정책 중 '기본금융'에 주목하면서 "관치금융이 아닌, 합법적인 제도로 서민들의 금융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양극화 개선, 경제위기를 돌파할 혁신안 모색 방안을 올해 정기국회 내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특별검사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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