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좋아서 흥분하지만 모두 다 잃는다”…그가 부르면 ‘죽음의 키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4. 2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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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애플 갑질’ 집중 조명
파트너십 제안 후 기술·인력 빼앗아
WSJ가 ‘애플의 갑질’을 집중 조명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아이폰, 아이패드 제조사 애플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앗아 가고 있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애플의 갑질’을 집중 조명해 눈길을 끈다.

‘애플이 부르면, 그것은 죽음의 키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WSJ는 중소기업 임원, 변호사 등의 증언을 인용해 애플이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하는 듯 하다 결국 인력과 기술을 모두 가져갔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께 혈액 산소 측정기를 만든 마사모 설립자 조 키아니가 대표적인 사례다.

WSJ에 따르면 애플에 손을 내밀자 키아니는 그런 제안이 꿈만 같았고 자기 기술이 애플워치에 완벽히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양측이 만난 이후 애플은 마시모의 엔지니어와 최고 의료책임자 등 직원들을 좋은 조건으로 고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9년 마사모와 유사한 센서 특허를 출시한데 이어 이듬해에는 혈중 산소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애플워치를 출시했다. 그는 “애플이 관심을 가질 때 그것은 죽음의 키스”라며 “처음에는 좋아서 흥분하지만 결국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된다”고 경고했다.

키아니는 애플에게 당한 20여명의 임원, 발명가, 투자자, 변호사 중 한명에 불과하다고 WSJ는 전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공통점은 애플이 먼저 파트너십을 제안하고 기술 통합 논의가 진행되지만 이후 대화는 중단되고 얼마 후 비슷한 기능을 애플이 출시하는 패턴이다.

애플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비난한 회사들을 상대로 수백 개의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논의 된 기술은 이후 스마트 워치에 그대로 적용됐다. 자료사진. [사진출처 = 연합뉴스]
한 개 특허에 대해 여러 개 소송을 제기하고 심지어 관련 없는 특허에 대해서도 소송을 내며 분쟁을 법정으로 몰고 간 것이다. 실제 지식재산권 조사 회사인 파텍시아에 따르면 2012년 이후 특허심판위원회에 제기한 특허 무효화 소송은 애플이 가장 많았다. 각각의 소송 1개에 드는 비용은 약 50만 달러(6억5000만원)로, 중소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비용이다. 심박수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인 발렌셀도 이러한 방법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애플은 2013년 이 회사와 파트너 관계를 논의했다. 이후 여러 차례 기술 정보를 요구했고 몇 개월간 시제품도 테스트하면서 라이선스 가능성도 논의됐다. 그러다 갑자기 논의는 중단됐고, 2015년 심장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애플워치가 출시됐다.

발렌셀은 이듬해 애플을 상대로 4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애플은 이 4개의 특허 무효화 신청을 특허심판위원회에 냈고, 이와 관련 없는 다른 7개의 발렌셀 특허에 대해서도 추가 무효화 신청을 제기했다.

결국 법정 분쟁에 지친 발렌셀은 2019년 애플과 합의했다. 합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우리는 기술을 훔치지 않고 타사의 지적 재산을 존중한다”며 “타사가 우리의 기술을 모방하고 있으며, 법정에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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