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타격천재들 180도 뒤바뀐 처지…강백호 펄펄 vs 이정후 쩔쩔 ‘누가 알았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년 전과 180도 다르다.
KT 강백호에게 2022시즌은 떠올리기도 싫을 것이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도중 두 차례 큰 부상을 입고 휘청거렸다. 고작 62경기서 타율 0.245 6홈런 29타점 24득점 OPS 0.683. 더구나 2021시즌 후반기부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우려의 시선을 많이 받았다.
지난 1~2년을 돌아보면, 키움 이정후가 껑충 뛰어나가면 강백호는 종종걸음을 하는 모양새였다. 두 타격천재는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반면 키움 이정후는 2022년에 타격왕 2연패 포함 타격 5관왕에 생애 첫 MVP까지 거머 쥐었다. 포스트시즌서 맹활약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두 타격천재는 2023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변화를 택했다. 강백호는 투손 스프링캠프 당시 올 시즌 히팅포인트를 뒤로 이동해 변화구에 덜 속으면서 애버리지를 좀 더 높여보겠다고 했다. 그동안 너무 앞으로 나갔다며, 안 좋은 공에 많이 속았다고 자평했다.
이정후의 변화는 좀 더 컸다. 거의 개조 수준이다. 방망이를 쥔 팔 높이를 얼굴에서 가슴까지 내려서 히팅포인트까지 가는 시간을 줄였다. 그리고 스탠스도 오픈에서 약간 스퀘어 형태로 변화를 줬다. 현대야구에 적합한 폼이다. 1년 뒤 메이저리그 160km 강속구 투수들에게 대응하기 위해 미리 시간을 두고 변화를 줬다.
결과적으로 강백호는 펄펄 날고, 이정후는 쩔쩔맨다. 불과 1년만에 두 타격천재의 상황이 180도 뒤바뀌었다. 강백호는 올 시즌 14경기서 타율 0.362 3홈런 10타점 16득점 OPS 0.995. 반면 이정후는 14경기서 55타수 11안타 타율 0.200 2홈런 10타점 7득점.
심지어 이정후는 19~20일 고척 삼성전서 무더기 4삼진을 당했다. 최근에는 다시 작년의 폼으로 돌아간 인상도 받는다. 확실히 타격에 대한 고민이 많은 듯하다. 물론 변명하는 성격이 아니다. 지난 14일 고척 KIA전 3안타 4타점 활약 직후 “그냥 내가 못 치는 것”이라고 했다.
시즌은 아직도 극초반이다. 강백호가 숨을 고를 시기가 있을 것이고, 이정후가 치고 나갈 시기를 분명히 잡을 것이다. 144경기를 마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현 시점에선 전혀 예상하기 어렵다. 어쨌든 강백호로선 초반에 성적을 내면 더운 여름을 편안한 마음으로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시즌 초반에 폭발하는 타자들이 시즌 중반 극심한 기복만 없다면 결국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왔다.
이정후는 반등의 시기가 늦어지면 위험해질 수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마지막 시즌에 부진하다? 물론 평가가 완전히 뒤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다. 이정후는 올해 키움을 한국시리즈 우승에 올려놓고 화려하게 메이저리그로 떠나는 게 꿈이다. 그런데 4월부터 벽에 부딪혔다. 두 천재타자의 희비 쌍곡선이 묘하다.
[강백호(위), 이정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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