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의회, 세계 최초로 코인 포괄규제법안 통과… “위험 고지 의무화”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 의회가 암호화폐(코인) 규제를 위한 포괄 법안을 통과시켰다.

블룸버그 통신 등의 20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EU 의회는 이날 찬성 517표, 반대 38표로 코인 규제 패키지인 ‘미카’(MiCA)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해 코인 업체들이 고객 식별을 의무화하도록 한 별도 법안도 찬성 529표, 반대 29표로 통과됐다.

유럽 의회의 이번 입법은 미국과 영국에 앞서 코인 산업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으로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EU 의회는 성명에서 “법안은 거래 투명성·공개·허가·감독 등과 관련해 ▲코인 플랫폼 ▲코인 발행자 ▲거래자에게 많은 요구 사항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코인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가 코인 자산을 잃을 경우 코인 제공자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코인 플랫폼은 투자자에게 플랫폼 운영과 관련된 위험을 알려야 하며, 새로운 코인 판매도 규제 대상이 된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또 투자자들의 대량 인출에 대비해 USDC 등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충분한 준비금을 준비해야 한다. 또 스테이블 코인의 하루 거래액은 2억 유로(약 2900억원)로 제한된다.

유럽 규제당국(ESMA)에게는 코인 거래소가 투자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거나 금융 안정성을 저해할 경우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매이리드 맥기네스 EU 금융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은 “내년부터 이 법이 시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U 의회의 규제 법안 통과 등으로 이날 코인는 약세를 보였다.

한때 3만1000달러(4099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지난 18일 3만 달러(3967만원)가 뚫린 이후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고, 2100달러(277만원)선을 뚫었던 이더리움도 내림세다.

이를 두고 그동안 급등에 따른 매도 압력과 함께 영국의 3월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10%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