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선희 “세계적 핵 열강 지위 불가역적···NPT 20년전 합법 탈퇴”

박광연 기자 2023. 4. 2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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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한 외무상. 연합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21일 “세계적인 핵 열강으로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지위는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이라며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을 비난했다.

최 외무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G7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 행사와 국가적 지위에 대하여 가타부타할 권한이나 자격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외무상 명의 담화 발표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난한 이후 5개월 만이다.

G7 외교장관은 지난 18일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지와에서 열린 회의에서 “북한의 행동은 지역의 안정을 해치고 국제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며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함해 불안정화를 가져오는 도발적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이 지난 13일 고체연료 활용 신형 ICBM ‘화성-18형’을 처음 발사한 데 따른 것이다.

최 외무상은 한·미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핵무력 고도화를 정당화하고 있는 북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반도 정세 악화 책임을 미국과 동맹국인 한국·일본 등에 떠넘겼다.

최 외무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지금까지 취해온 자위적 국방력 강화 조치들은 미국과 그 동맹 세력들의 무분별하고 도발적인 군사적 행동으로 초래된 불안정한 안보 환경에 대처하여 위협을 억제하고 국가의 자주권과 영토 완정을 수호하며 조선반도 지역 정세를 안정적으로 통제 관리하기 위한 정당한 주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최 외무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보유국 지위는 그 누가 선사했거나 인정해준 데 따라 주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실제적인 핵 억제력의 존재와 더불어 성립되고 전체 조선인민의 총의에 의하여 채택된 국가 핵무력 정책 법령에 따라 국법으로 고착된 것”이라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했다.

최 외무상은 “우리에게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포기’를 설교하며 핵무기 전파 방지조약에 따라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고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신성한 국법을 어길 것을 강요하는 가장 황당무계하고 불법무도한 내정간섭 행위”라고 밝혔다.

최 외무상은 “명백히 하건데 그 누구로부터 인정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철두철미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자기를 방어하기 위하여 부득불 핵을 가지게 되였다는데 우리 핵 보유의 본질이 있다”며 “미국과 서방이 백년이고 천년이고 인정하지 않아도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실체로서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외무상은 그러면서 “핵 타격 권리와 능력이 워싱톤(미국)에만 있다고 본다면 그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핵 위협에 맞받아칠 수 있는 힘만 가지면 그만이며 절대로 그 누구의 인정도, 승인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달라져야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바로 미국”이라고 했다.

최 외무상은 “한 줌도 못 되는 극소수 국가들의 폐쇄된 이익집단” “패권적 지위 보장에 복종하는 정치적 도구”에 불과하다며 G7을 깎아내렸다.

최 외무상은 그러면서 “이 기회에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무기 전파 방지 조약(핵확산방지조약·NPT)의 제10조에 밝혀진 탈퇴 절차에 따라 20년 전에 벌써 상기 조약에서 합법적으로 탈퇴함으로써 그 어떤 조약상 의무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G7 외무상들에게 다시 한번 정중히 상기시키는 바”라고 밝혔다.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 외무상의 ‘북한 핵보유국’ 입장에 대해 “억지 주장”이라며 “북한은 잘못된 길을 고집하지 말고 자신들의 무모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경청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의무를 준수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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