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사랑말’ 안희연 “저에게 사랑은, 응원이죠”
그는 최근 전 편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사랑이라 말해요’(극본 김가은/연출 이광영)를 통해서도 한뼘 성장한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인다. ‘사랑이라 말해요’는 복수에 호기롭게 뛰어든 여자 우주(이성경 분)와 복수의 대상이 된 남자 동진(김영광 분), 만나지 말았어야 할 두 남녀의 감성 로맨스로, 극중 안희연은 전 연인인 동진을 잊지 못한 채 계속해서 관계를 되돌리려 애쓰는 민영 역을 맡아 활약했다.
최근 소속사 써브라임 사무실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안희연은 작품을 마친 소회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전했다.
“저에겐 도전 같은 캐릭터였어요. 겁도 많이 났는데, 잘 마쳐서 뿌듯해요. 같이 연기해주신 분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극중 민영은 동진의 ‘X(전) 연인’으로 ‘첫사랑의 아이콘’같은 외모의 소유자이지만 극단적 방법으로 사랑을 갈구하고, 고통을 주고 받다가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결핍을 이겨내며 내면의 성장을 일궈가는 인물이다.
그는 안희연에게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도전’이었다.
“첫사랑 하면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저는 긴 생머리에 살짝 여리여리하고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을 것만 같고, 얇은 종아리. 이런 상상을 했어요.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민폐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죠. 외형적인 면이나 인물의 성격적인 면이, 내가 나라고 인식했던 면과 갭이 있었어요. 그런 면들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고 걱정이 됐죠.”
자신의 연인에게 청첩장을 건네며 이별을 통보하는, 희대의 ‘나쁜 X’와도 같은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도 부담될 법도 한데, 오히려 “그 지점은 가장 끌렸던 부분이기도 했다”며 반색했다.
안희연은 “감독님께서는 비맞은 강아지 같은 느낌이 좋았다고 하셨다”면서 “사실 ‘나 다음 달에 결혼해’라는 말을 할 때 민영의 속마음은, ‘나 좀 잡아줘’ ‘나에게 확신을 줘’였던 거다. 사랑을 갈구하는, 간절함이 있는 캐릭터였다”고 민영 캐릭터의 내면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안희연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이해가 됐다. 내가 그런 행동을 선택하진 않겠지만, 그 마음은 이해가 가더라. 그게 내가 이번 촬영을 하면서 크게 얻은 부분이었다. 뭔가 내 마음 속에 있는,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을 민영이 덕분에 발견했고, 인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캐릭터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선 감정소모도 클 수 밖에 없는 일. 안희연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깊이 빠져드는 것을) 조금은 덜해야지 싶더라. 감정을 끌고 가는 게 힘들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미안했다. 또 그렇게 (깊이 들어간다고) 연기를 잘 하게 되는 것도 아니더라. 오히려 민영의 깊은 아픔으로부터 자꾸 도망치는 내가 느껴져서, 그게 옳은 길이 아니구나 싶었다”고 작품과 캐릭터에 임한 속내를 털어놨다.
극중 민영이 맞이한 결말 역시 베스트였다고 밝힌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내 안에 있는 민영이를 발견하고, 인정하고, 수용하고, 이뻐해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안의 의존성을, 좀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줄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이라 말해요’와 함께 울고 웃은, 안희연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는 “예전엔 누가 나에게 사랑이 뭐냐고 물으면 ‘희생’이라 답했는데, 지금은 ‘응원’ 비슷한 느낌인 것 같다”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저는, 사랑을 대상으로 생각했었어요. 사랑을 주고받는 물질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게 아니라, 사랑은 내 안에 일어나는 느낌이더라고요. 그걸 어떻게 주고 받는다고 생각했지? 싶었죠. 그런 마음일 땐 사랑을 주면 받고 싶어지고, 줬는데 돌아오지 않을까봐 주는 걸 어려워하기도 했는데 그 모든 고민들이 ‘주고받는다’고 생각해서 그랬구나 싶었어요. 사랑은 그냥 내 안에서 피어나는 느낌인데 말이죠. 그런 생각이, 저에겐 어떤 해방으로 다가왔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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