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보 과학관장'이 임기 마치자마자 달려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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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과학관장 지낸 사람이 외계인 콘퍼런스를 보러 간다고 하니 아내가 걱정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곳에 가보면 과학자를 포함해 전문가들이 많아요.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이정모(60)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이 지난달 임기를 마치고 바로 달려간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히스토리 에일리언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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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10여 년 과학관장 지낸 사람이 외계인 콘퍼런스를 보러 간다고 하니 아내가 걱정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곳에 가보면 과학자를 포함해 전문가들이 많아요.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이정모(60)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이 지난달 임기를 마치고 바로 달려간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히스토리 에일리언콘'이었다. 글로벌 미디어사 에이앤이 네트웍스의 채널인 히스토리가 개최한 '에일리언콘'은 외계인과 미스터리를 주제로 한 세계 최대 컨벤션 전시로 2016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여의도에서 만난 이 전 관장은 "외계인이나 미스터리는 비과학적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게 사실 아니냐"고 묻자 "외계인은 무조건 있다"고 강조했다.
"우주가 너무 크기 때문이죠. 단순하지만 그게 답이에요. 물리학자가 지적 생명체가 사는 행성의 개수를 구하는 '드레이크 방정식'을 만들었는데 주관적 변수를 보수적으로 넣어봐도 수천억개가 나와요. 반드시 있다는 거죠."
이 전 관장은 그러나 지구인이 외계인과 만날 확률은 극히 낮다고 봤다. 그 이유 역시 "우주가 너무 커서"라고 답했다.
이 전 관장은 "지구에서 달까지 빛의 속도로 1.3초면 가지만 그 근처에 가본 사람은 21명, 달에 내려본 사람은 12명에 불과하고 화성은 3분 2초인데 가본 사람이 없다"면서 "외계인이 훨씬 뛰어난 과학기술을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에너지 보존 법칙에 어긋날 수는 없고 빛보다 빠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그 정도로 빠른 유인 우주선을 보내려면 모든 에너지를 다 써야 하는데 누가 그런 지도자를 뽑겠나. 정치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유일한 가능성은 블랙홀을 통해 들어가야 하는데 블랙홀 안은 중력이 너무 커서 우주선이 가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관장은 그러면서도 만에 하나 외계인과 만날 수 있다면 생명의 진화와 그들의 거버넌스에 관해 물어보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그들도 단세포에서 여러 진화 과정을 거쳤는지 과학자로서 궁금하죠. 노예제와 봉건제, 식민주의와 자본주의 등 거버넌스 발전 단계를 거쳤는지도 물어보고 싶네요."
화성 등을 개조해 지구화하는 테라포밍 가능성에 대해선 "화성에는 지구 내부 구조처럼 자기장이 없어서 태양풍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바다가 사라진 것"이라며 "테라포밍은 불가능할 것이며, 그럴 자원이 있다면 지구를 더 고쳐보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에일리언콘'은 전문가와 대중이 수평적으로 만나 이렇게 외계인과 미스터리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는 분위기였다고 이 전 관장은 전했다.
이 전 관장은 "영국 국방성 관료 출신, 미국 항공우주국에서 일한 우주 물리학자 등이 세션에서 대중의 질문을 받고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고 재밌게 대답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계인 같은 주제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서 공상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바쁘게 사니까 그런 얘길 하면 바보 취급하고 쓸데없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에 마음을 잘 안 열기도 한다"면서 "'에일리언콘'에는 과학자들이 인간의 기원 같은 순수하고 본능적인 호기심을 기반으로 참여하더라"고 했다.
21일은 '과학의 날'이다. "과학은 쉽고 재밌어야 한다"며 과학의 대중화를 이끌어온 이 전 관장은 '에일리언콘'에 다녀와서 과학을 문화처럼 즐길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고 했다.
"미술관에 가면 배우기보다는 즐기잖아요. 과학관에서도 답을 주려고 하지 말고 질문을 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 공룡을 좋아하다가 공룡을 떠나는 건 열심히 공룡 이름만 외우고 새로운 질문을 찾지 못해서거든요."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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