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염산테러 이겨낸 불멸의 걸작…엉뚱한 이름 속 사연 [30초미술관]

김성휘 기자 2023. 4. 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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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야경'은 1642년 완성됐습니다.

'야경'은 엉뚱한 이름이 붙은 것 말고도 기구한 운명을 겪었습니다.

틀을 깨고자 했던 렘브란트의 뜻에도 부합하는 것 같고요.

렘브란트 작품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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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자랑 '야경' ③
렘브란트 '야경' 등장인물을 도널드덕으로 대체한 패러디물. '야경'은 지금도 재해석되고 높이 평가받는 작품이다. /사진=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홈페이지


렘브란트의 '야경'은 1642년 완성됐습니다. 어느 시점부터 밤 풍경을 그린 것으로 오해를 받기 시작합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추정됩니다.

그림 위에 칠한 보호재(니스)가 세월이 흐르며 어두운 빛을 띠었고, 그 아래 그림마저 검게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일각에선 렘브란트가 물감 원료로 쓴 특정 물질들이 오랜 세월 서로서로, 또 전시공간의 공기와 화학반응을 일으킨 탓도 있다고 하죠. 렘브란트는 흰색, 노란색 물감을 즐겨 썼는데 여기 들어있는 납(Pb) 성분이 난로 연기에서 나오는 황(S) 성분을 만나 검게 변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렇게 어두워진 작품은 원래 제목은 잊히고 18세기부터 '야경' '야경대'로 불립니다. 이 그림을 모사한 작품 등을 보면 원래 밤이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렘브란트 '야경'을 복원하는 과정을 공개한 장면/사진=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홈페이지


'야경'은 엉뚱한 이름이 붙은 것 말고도 기구한 운명을 겪었습니다. 지금이야 네덜란드가 국보처럼 애지중지하고 있지만, 보관 장소에 맞추느라 좌우가 잘려나갔고요. 잘린 부분은 보관하지 않아 사라졌습니다.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약탈을 피하는 과정에서도 수난을 겪습니다. 관계자들은 그림을 액자에서 떼어내 둘둘 말았습니다. 이어 수장고, 마스트리히트의 한 동굴 등 여러 곳을 전전하며 살아남았습니다.

이른바 '반달리즘'(Vandalism)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습니다. 반달리즘은 문화재를 훼손, 더럽히는 행동을 말하는데요. 1975년 칼을 숨겨온 남성이 그림을 찢었습니다. 그는 "신의 뜻"이라며 종교적 이유를 댔다고 해요. 1990년 또다른 인물이 그림 표면에 산을 뿌렸습니다.

이런 고난을 겪고 살아남은 '야경'은 현대미술에서 발칙하게 패러디하는 일도 꾸준합니다.

(암스테르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서 열린 만찬서 렘브란트 판 레인의 ‘야경(야간 순찰)’ 그림 앞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렘브란트는 빛과 어둠을 강렬하게 대비시키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을 통해 특히 등장인물 중 세 명에게 시선을 집중시킵니다. 그림 가운데 민병대를 지휘하는 두 남성과 그 옆에 닭을 메고 있는 여성이죠. 남성들은 원래 제목의 바탕이 된 프란스 반닝 코크 대장(왼쪽)과 빌럼 반 루이덴베르크 지휘관입니다. 여성 캐릭터는 민병대의 마스코트 개념이라고 합니다.

사라졌던 부분까지 복원한 결과, 검은 의상 반닝 코크 대장은 정가운데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밀립니다. 과거에 그림 왼쪽을 오른쪽보다 더 많이 잘라냈기 때문입니다. 저는 복원 이후 그림의 생동감이 좀 더 살아난 것 같습니다. 틀을 깨고자 했던 렘브란트의 뜻에도 부합하는 것 같고요.

렘브란트 '야경'을 17세기 화가 게릿 룬덴스가 모사한 작품. 높이 66.5cm x 폭 85.5cm. 원작 좌우와 윗부분 잘려나간 영역을 복원하면 정가운데(붉은 선) 오른쪽에 주인공 인물이 배치된다./사진= www.rijksmuseum.nl/


렘브란트 작품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야경'은 네덜란드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국가적 자산으로 대접하는 만큼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죠.

한편 지난 2022년 소더비 경매에서 렘브란트가 젊은 시절 그린 조그마한 자화상이 1450만파운드, 약 224억원에 팔렸습니다. 두 손을 펼치면 덮일 만한 작은 그림인데 말입니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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