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필지가 하나로 거래되는 ‘일단지’, 어떻게 구분할까[박효정의 똑똑한 감정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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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공부상 구분돼 있는 여러 필지가 일체로 거래되거나 용도상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토지를 '일단지'라고 한다.
나아가 합리적인 경제 주체라면 일체로 이용 중인 토지, 전면 필지와 접하지 않으면 맹지 상태인 토지로 나눠 별개로 거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거래의 일체성을 충족'하며 최유효 이용의 측면에서도 네 필지를 일단으로 사용함이 사회적·경제적·행정적 측면에서 타당해 '용도상 불가분의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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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감정 평가]
지적 공부상 구분돼 있는 여러 필지가 일체로 거래되거나 용도상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토지를 ‘일단지’라고 한다.
감정 평가를 할 때도 ‘평가는 대상 물건마다 개별로 행해야 한다’고 규정해 개별 평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두 개 이상의 대상 물건이 일체로 거래되거나 대상 물건 상호 간 용도상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일괄해 평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개별 평가의 예외 규정을 두고 있기도 하다. 바로 일괄 평가(일단지 평가)에 대한 규정이다.
여기에서 ‘용도상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지 여부는 일단의 토지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 사회적·경제적·행정적 측면에서 합리적이고 그 토지의 가치 형성적 측면에서도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관계에 있는 경우를 뜻한다.
우리 사무소에서 일단지 의견을 제시했던 사례를 소개한다. 의뢰인 K와 형제 3인은 2014년 12월, ○○동 1·2·3·4번지(지번 임의 기재)를 상속 받았다. 돌아가신 부친은 1968년 6월 ○○동 1·2번지를 먼저 매수해 밀링·선반을 가공하는 공장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1975년 4월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밀링·선반 기계의 추가 구입에 따른 작업장 확보와 가공품 적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후면에 있는 3번지를 추가로 매수해 공장의 규모를 키웠다.
세 필지의 상호 관계는 이렇다. 1·2번지를 거치지 않고서는 3번지로 진입할 수 있는 도로가 없었다. 이 때문에 물리적으로 한 소유자에 의해 일단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는 용도상 불가분의 관계였다.
이후 3번지 후면에 설치했던 공장 노동자 휴식 공간으로의 독립적인 진·출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1978년 12월에 3번지의 서측에 연접한 면적 8㎡에 불과한 4번지를 추가로 매수해 총 네 필지를 수십 년간 일단으로 사용해 왔다.
이처럼 네 필지를 일단으로 활용해 온 것은 과소 토지를 방지하려는 건축 관련 행정 법규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한다.
건축법 제57조 제1항, 건축법 시행령 제80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1조 제1항 제5호에 따르면 용도상 유효성이 떨어지는 과소 토지가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한 면적 미만의 토지 분할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상업지역은 150㎡, 주거지역은 60㎡)이다.
K 씨와 형제들이 상속받았던 4필지의 개별 면적은 8㎡, 30㎡, 20㎡, 100㎡로 매우 협소해 상업지역 최소 면적인 150㎡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4번지는 8㎡에 불과해 개별로는 전혀 효용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4필지를 일단의 토지로 이용할 경우 면적 합계가 158㎡에 이르러 상업지역 최소 면적인 150㎡ 이상이 되는 효과가 있었다.
또한 거래적 측면에서도 먼저 1·2번지를 취득해 사용하다가 토지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3·4번지를 순차적으로 취득했던 경위나 수십 년간 한 명의 소유자가 일체로 활용해 온 사실 및 현재 이용 상황에 비춰 봤을 때 4필지가 일체로 거래되는 것에 하등의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나아가 합리적인 경제 주체라면 일체로 이용 중인 토지, 전면 필지와 접하지 않으면 맹지 상태인 토지로 나눠 별개로 거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거래의 일체성을 충족’하며 최유효 이용의 측면에서도 네 필지를 일단으로 사용함이 사회적·경제적·행정적 측면에서 타당해 ‘용도상 불가분의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판단의 과정을 살펴볼 때 K 토지의 네 필지는 일단지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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