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원의 헬스노트] "한국인 뇌암 증가, 휴대전화와 관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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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사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중에서도 휴대전화에서 전자파가 나오는지, 만약 전자파가 나온다면 뇌 질환 발생과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2000년대 후반 이후 논쟁의 대상이 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최근 휴대전화 사용과 뇌암 발생의 연관성을 살펴본 역학 논문을 내놔 주목된다.
연구팀은 이처럼 증가하는 휴대전화 보급률과 악성 종양(대뇌 뇌암, 전두엽 뇌암, 측두엽 뇌암)의 발생률 추이를 상관계수로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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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 이어폰·스피커폰 쓰고, 잠자리선 허리 아래쪽에 둬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휴대전화 사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중에서도 휴대전화에서 전자파가 나오는지, 만약 전자파가 나온다면 뇌 질환 발생과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2000년대 후반 이후 논쟁의 대상이 됐다.
대표적인 게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경고한 휴대전화의 암 유발 위험성이다. 당시 IARC는 모든 과학적 증거를 검토한 결과, 휴대전화 사용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로 분류돼야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미국 이동통신산업협회(CTIA)가 나서 "편견과 오류가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한 조사 결과"라며 비난 성명을 내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큰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높은 수준의 전자파에 노출된 쥐에서 암이 생겼다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 결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휴대전화 전자파가 건강에 위협을 가한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는 등 휴대전화 사용의 위해성에 대한 논란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찬반 주장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최근 휴대전화 사용과 뇌암 발생의 연관성을 살펴본 역학 논문을 내놔 주목된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문진영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 최신호 논문에서 국내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뇌종양 발생률이 증가하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들이 전자파에 대한 노출평가가 부정확하다고 보고 세계에서 휴대전화 보급률이 가장 빨랐던 한국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뇌 부위별 양성 및 악성 종양 발생률 추이를 분석했다. 뇌종양 발생률은 국립암센터 국가암데이터센터 빅데이터가 활용됐다.
국내에서 인구 100명당 휴대전화 보급률은 1991년 0대에서 2000년 57대, 2009년 97대, 2019년 135대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처럼 증가하는 휴대전화 보급률과 악성 종양(대뇌 뇌암, 전두엽 뇌암, 측두엽 뇌암)의 발생률 추이를 상관계수로 산출했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본다.
이 결과 휴대전화 보급률과 대뇌 뇌암, 전두엽 뇌암, 측두엽 뇌암 발생률의 상관계수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0.75, 0.85, 0.84로 매우 높게 평가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악성이 아닌 양성 뇌종양도 휴대전화 보급률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하지만, 양성종양은 악성종양과 달리 CT, MRI와 같은 영상 진단 기술 발전 등의 변수가 있어 악성종양의 증가와는 다르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문진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휴대전화를 쓸 때 전두엽과 측두엽에 가장 많은 전자파가 조사된다는 노출 평가 결과와도 일치한다"면서 "통계적 유의성을 고려할 때 환경의학 측면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휴대전화에서 전자파가 나오는지 여부를 떠나 질병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휴대전화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WHO는 암 유발 물질들에 대한 권고안 개정을 위해 2024년 3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국제암연구소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휴대전화 전자파의 발암 위험성 재분류를 최우선 안건으로 올렸다.
문 교수는 "휴대전화를 쓸 때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거나 몸에서 멀리 떨어뜨린 채로 스피커폰을 이용하는 게 좋다"면서 "특히 잠자리에 들 때는 되도록 휴대전화 사용을 줄이고, 휴대전화를 두는 곳도 머리맡이 아닌 허리 아래쪽에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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