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종주국인데”...아마존·애플이 눈독들인다는 분야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3. 4. 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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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첫 웹툰 서비스
일본시장서 ‘네카오’와 경쟁
콘텐츠는 韓 제작자가 공급
[사진 = 연합뉴스]
한국이 종주국인 웹툰 시장에 아마존에 이어 애플이 뛰어들었다.

이들 빅테크는 우선 일본 시장에 진출해 네이버(라인망가)·카카오(픽코마)와 플랫폼 경쟁에 돌입한다. 애플의 경우 국내 웹툰 제작사가 콘텐츠를 독점 배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돼 한국이 지식재산권(IP)경쟁력을 갖춘 웹툰 생태계의 세계적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북미 등 세계 시장에서 이제 막 독점적 위치를 가진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네카오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의미도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아마존의 북미 시장 진출이 시간문제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 등에 따르면, 애플의 전자책 플랫폼인 애플북스가 지난 14일부터 일본 이용자를 대상으로 ‘세로 읽는 만화’(다테요미만가) 페이지를 신설했다. 이는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 하는 형식의 디지털 만화인 웹툰을 의미한다. 애플북스에는 국내 웹툰 전문 스튜디오인 케나즈(KENAZ)가 콘텐츠를 독점 배급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케나즈는 관계자는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일단 일본에서 20개 이상의 오리지널 웹툰 시리즈 출시를 시작으로 애플에 한국 웹툰 제작자들의 웹툰 콘텐츠를 독점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웹툰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3년 이상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자사 뉴스룸에서 “180여명의 규모의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약 100여개의 웹툰 만화 시리즈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본을 우선 시작으로 (애플이)북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이달 7일 일본에서 ‘아마존 플립툰’이라는 이름으로 웹툰 서비스를 내놨다. 아마존 킨들 스토어를 통해 접속하면 100여개의 작품을 일본어로 볼 수 있게 했다. 아마존 역시 키다리스튜디오와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회사들로부터 콘텐츠를 공급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마존은 국내 웹툰 업체들이 사용 중인 유료화 모델을 벤치마킹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 웹툰 제작사로부터 작품을 공급받는다는 점이다. 애플과 아마존이 일본에서 ‘예열’을 마친 후 북미 시장 시장에서 본격적인 웹툰 플랫폼 사업을 펼칠 경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를 통해 K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듯 국내 웹툰 제작사들의 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들 빅테크는 경쟁력있는 IP를 공급받기 위해 더 많은 혜택을 무기로 다수의 국내 웹툰 제작사들과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애플의 경우 아이폰, 아이패드 등 자사 디바이스에 애플북스로 기본 탑재하고 있어 강력한 판매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웹툰 플랫폼의 ‘결제이용자(PU·Paying User)’와 ‘이용자당 평균매출(ARPPU)’ 수치에 주목한다. 웹툰의 ‘본산지’로 이미 시장이 성숙화한 한국과 달리 미국, 유럽 등은 초기 단계로 전 세계 성장 가능성이 높아 네카오가 주목하는 시장이다. 웹툰 플랫폼이 동영상이나 음원 플랫폼보다 수익화에서 우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 유료 결제 이용자 비율이 26%에 달하지만 전 세계 시장 전체로 봤을 때는 10%에 불과하다. 일례로 네이버웹툰의 미국 MAU는 1500만명을 넘는데, 미국 이용자의 80%가 24세 이하의 젠지세대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구매력이 점차 커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PU와 ARPPU 모두 자연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같은 웹툰 플랫폼의 ‘수익화’ 행보는 앞서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세계적인 ‘슈퍼 플랫폼’의 공통적인 성장 공식이다. 더욱이 최근 웹툰 콘텐츠의 경우 영화, 드라마 등으로의 IP 비즈니스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일단 관건은 일본 시장에서의 승부다. 일본은 전 세계 웹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는 중요한 시장이다. 일본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전자만화 시장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디지털 분야는 매년 20% 이상 커지고 있다. 애플과 아마존이 북미 진출 대신 일본 시장이라는 우회로를 택한 이유다. 네카오는 빅테크의 웹툰 플랫폼 사업 진출과 관련해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웹툰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것은 사업적인 기회”라고 표정 관리를 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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