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국 관광객 대신 학생들 북적북적…지금 제주공항은

금준혁 기자 2023. 4. 2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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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없는데도 이 정도라니 소름이 돋네요."

이들은 줄줄이 빠져나오는 학생들에게 "이쪽으로 오세"라며 큰소리를 말했다.

'9반'이 프린트된 초록색 깃발을 들고나온 학생이 맨 앞에 자리를 잡자 이내 다른 학생들이 두 줄로 서기 시작했다.

출국장 면세점에는 학생들이 특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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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제주공항 실제로 가보니…수학여행에 가족여행까지 수요 넘쳐
中 단체여행 불허에 유커 아직…한·중 노선 재개에 향후 기대감 ↑
제주공항 국내선 입국장의 모습 2023.4.20/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제주=뉴스1) 금준혁 기자 = "중국인이 없는데도 이 정도라니 소름이 돋네요."

국내 항공사 직원 A씨는 제주공항에 가득 찬 인파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항공권 잘 팔리지 않는 비인기 요일에 사람이 이렇게 많을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는 "과거 평일 수요를 담당했던 것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이었는데 지금은 내국인 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행 항공권은 5월 봄 연휴 기간을 앞두고 다시 오르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이 국내선보다 수익성이 좋은 국제선으로 항공기를 돌리며 여행 수요에 비해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오후 1시쯤 방문한 제주공항은 곳곳이 여행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날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시스템을 기준으로 제주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한 여객은 총 8만2955명이다.

입국장에서 나오자 빨간 조끼에 핸드폰에는 '00고등학교'를 큰 글씨로 띄우고 단체 여행객을 맞이하는 여행사 직원을 바로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줄줄이 빠져나오는 학생들에게 "이쪽으로 오세"라며 큰소리를 말했다.

'9반'이 프린트된 초록색 깃발을 들고나온 학생이 맨 앞에 자리를 잡자 이내 다른 학생들이 두 줄로 서기 시작했다. 입국장 앞은 어느새 단체 여행을 온 학생들로 가득 찼다.

제주공항 JDC면세점의 모습 2023.4.20/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제주도를 빠져나가려는 사람은 더욱 붐볐다. 대형 흰색 고래 모형이 천장에 걸려있는 제주공항 1번 게이트 인근에는 사람들이 발권을 위해 각 항공사 창구 앞에 'ㄹ'자 모양으로 겹겹이 줄을 섰다.

출국장 면세점에는 학생들이 특히 많았다. 해외 향수 브랜드 앞에 삼삼오오 모인 여학생들이 시향지에 향수를 뿌리고 종이를 서로의 코에 들이대는 모습도 보였다. 골목마다 사람이 다니고 있어 몸을 비스듬히 움직여야 빠져나갈 수 있었다. 천장에는 가격 할인을 알리는 문구의 원형 광고판이 붙어있었다.

콘센트가 있는 기둥에도 어김없이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전자기기 충전이 필요한 데다 양손에 바리바리 사 온 기념품을 들고 의자에 앉을 바엔 바닥에 모여 있기를 택한 것이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여학생은 유독 공항에 학생들이 많은 이유를 묻자 "요즘 주위 친구들도 (학교에서) 제주도를 많이 온다"고 답했으며 주위 학생들이 맞장구를 쳤다.

이처럼 공항 내에 학생 비중이 높았던 이유는 학교들이 항공권값이 덜 비싼 날짜를 골라 수학여행을 나섰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항공사는 비인기 요일에서도 비인기 시간대를 저렴한 가격에 한꺼번 여행사에 넘긴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가족 여행객도 눈에 띄었다. 항공권값이 비싸고 구하기도 어려운 성수기를 피해 일찌감치 가족여행을 온 것이다.

여행을 마치고 수원으로 돌아간다는 B씨는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 휴가를 쾌적하게 쉬기 위해 일부러 휴가를 내고 (평일에) 왔다"고 했다.

공항 미화원 김모씨는 "전날 비행기가 결항되니 오늘 사람이 몰려온 것 같다"면서도 "요즘은 평일에도 사람이 많고 젊은 사람 중에서도 부부가 특히 많다"고 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하지 않다 보니 중국인 관광객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었다. 업계는 제주~상하이 직항 노선의 재개로 향후 유커가 몰려 제주도 여객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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