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도, 대학도 '한국 배우기'…31년 우정, 최고위급·인적 교류 희망[키르기스스탄의 봄⑦]

2023. 4. 21.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키르와 함께 고민하며 지원해주는 한국에 감사”
“환경보호·녹색경제·수자원·보건의료 협력 확대”
대학 커리큘럼도 한국 기준으로…“취·창업 기여”
도시 인프라 구축 마스터플랜…서울 토피스 관심
韓국회의장·국무총리 방문…인적교류 활성화 기대
카낫 아브드라흐마노프 키르기스스탄 경제상업부 차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비슈케크에 있는 경제상업부 회의실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비슈케크=최은지 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비슈케크)=최은지 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 대(對)키르기스스탄 공적개발원조(ODA) 공여 순위에서는 여전히 러시아와 미국, 독일, 일본, 튀르키예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한국을 대하는 진정성이 인상적이었다.

무상 ODA를 담당하는 경제상업부의 카낫 아브드라흐마노프 차관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IT 분야 ODA사업을 진행하는 디지털개발부의 인디라 샤르셰노바 차관은 국회에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조정하면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만큼 한국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아브드라흐마노프 차관은 “한국이 30년, 40년 전에 밟아갔던 그 길을 우리가 지금 겪고 있다”며 “한국이 같이 고민하며 기술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코이카 키르기스스탄 사무소가 개소했고, 2022년 기준 총 7077만달러가 지원됐다. 양국은 지역 개발, 농업, 디지털, 공공행정 등 4가지 분야를 중점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아브드라흐마노프 차관은 “4가지 분야에서 우리와 코이카는 우리나라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공공 분야, 정부 분야에서 변화를 가져 온 사업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이카의 도움으로 선거 시스템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바꿀 수 있었고, 선거 당시 국제참관들이 우리의 과정을 높게 평가해 우리의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며 “피선거인들이 자신들의 의사로 선택할 수 있도록 투명성과 공평성이 확보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주민카드 도입 등과 관련해서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해보지 않았던 것을 도입할 수 있었다”며 “작지만 우리 협력관계에 매우 중요한 하나의 사례”고 덧붙였다.

아브드라흐마노프 차관은 수교 31주년을 맞아 양국관계를 평가하면서, 앞으로 정치, 경제, 무역, 인문 분야에 대한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상업부 관점에서 경제와 무역 협력을 확대하고, 신기술과 투자를 유치하는 것과 양국 비즈니스 공동체 등 협력을 계속 증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ODA와 관련해서는 “환경보호, 녹색경제, 수자원 관리 쪽으로도 관계를 확대해 나갔으면 좋겠다”며 “보건, 의료, 교육 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많이 보여준 한국과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팹랩사업은 끝이 아닌 확장으로…서울교통 시스템 도입 관심”
13일(현지시간) 취재진과 만난 미를란 츠느바예프 국립기술대학 총장. [코이카 제공]

미를란 츠느바예프 국립기술대학 총장은 13일(현지시간) 취재진과 만나 “한국이 지난 10~15년 동안에 도달한 전자 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의 케이스는 모범적이며 많은 진보를 이뤄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립기술대학의 2500명 프로그래머 인재와 한국 회사들의 공동 사업·프로젝트 진행을 희망하고 우리 학생들이 한국 회사에도 많이 취업했으면 좋겠다”며 “커리큘럼도 한국의 기준과 비슷하게 진행해 한국과 계속 협업하도록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립기술대학은 교수진의 팹랩(Fablab)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빠르게 진화하는 IT기술에 맞춰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츠느바예프 총장은 “학생들은 IT기술과 더불어 새로운 신제품을 제작하는 것을 배우고 있고, 이를 통해 취업 또는 창업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확신한다”며 “팹랩에서는 우리 교수들도 교육받고 있다. 기술이 바뀌고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교수들도 배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수진은 팹랩 수업을 계기로 자신의 강의계획을 재점검하고 수업에 IT, 자동화, 소프트웨어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국립기술대학은 올해부터 학교 커리큘럼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요소를 포함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국립기술대학은 팹랩사업을 기반으로 교통, 스마트시티, 에너지 등 다른 연계 분야로 개발을 확장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츠느바예프 총장은 “팹랩사업은 끝이 아니라 지금부터 확장의 단계로, 다음에는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세미나를 통해 스마트교통 시스템에 대해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슈케크에서 팹랩을 기반으로 도시계획전문가, 교통전문가, 전기전문가를 교육시킬 예정”이라며 “도시 내에 인프라 구축 마스터플랜을 위한 토론회가 다음달 예정돼 있는데 서울교통정보시스템(TOPIS)과 관련한 포럼에서 비슈케크와 적합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적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한 에너지회사와 태양광, 수력발전소 관련 프로젝트도 예정돼 있다. 츠느바예프 총장은 “팹랩을 기반으로 실현하는 프로젝트가 상업화되고, 지속 가능성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수교 31주년…‘중앙亞의 알프스’ 키르기스스탄의 봄
1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오쉬주(州) 알라이군 굴초면 줄루수마을에서 주민이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오쉬=최은지 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의 ODA 관련 협력이 강화되고 있지만 최고위급 및 인적 교류는 아쉬운 대목이다. 31년의 양국관계에서 우리나라 인사 중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한 최고위급은 박병석 전 국회 의장(2021년)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2019년)다.

인천~비슈케크 간 직항 노선이 올해 취항할 예정이다.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로 불리는 키르기스스탄 관광 활성화가 주목된다. 만년설을 볼 수 있는 톈산산맥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정호수인 이식쿨호수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소박하면서도 열정적인 키르기스스탄 국민이 한국 국민을 기다리고 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