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귀국해야"...연일 압박 수위 높인 민주당, 宋 결단할까

[the300]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3.02.24.

더불어민주당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즉각 귀국해 의혹을 낱낱이 밝히라"고 거듭 촉구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다.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앞둔 송 전 대표가 '선당후사'(개인 안위보다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뜻)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송 전 대표가 즉각 귀국해 의혹을 낱낱이 해명하고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당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기본적인 도리다. 송 전 대표도 이를 충분히 감안해 향후 입장이나 행동을 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 다수는 송 전 대표의 조속한 귀국을 촉구해왔다. 지난 19일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떳떳하다면 피할 이유도, 미룰 이유도 없다"며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할 것이고 작은 잘못이라도 있다면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이 자리에서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에게) 빠른 귀국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이번 의혹으로 당의 도덕성과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고 했다.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 자리에서도 송 전 대표의 빠른 귀국 등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송 전 대표가 즉시 귀국하지 않는다면 민주당 의원들이 직접 파리로 가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까지 나왔다.

안규백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과 통화에서 "이번 의혹에 대해 당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며 "송 전 대표를 즉각 오도록 하되 만약 수동적으로 응한다면 친분 있는 의원들이 프랑스에 가서 송 전 대표와 같이 오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송 전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혐의가 공개되거나 검찰의 기소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현 단계에서 당을 위해 송 전 대표가 보다 책임있는 자세로 결단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잇따랐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BBS 라디오 프로그램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정당은 사법적 결론이 났을 때 움직이는 건 맞지 않다. 국민의 의혹이 있거나 신뢰가 흔들리면 거기에 맞게 대응하는 신뢰회복 조치를 해줘야 정당이 기능할 수 있다"며 "(일단) 물러나 있고 무죄가 확인되면 원상복귀 시키는 것 정도의 선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무감각하고 도덕성에 대한 기준이 엉망'이란 불신을 쌓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당사자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국민과 당원께 진솔하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민주당은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고 했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박지원 민주당 고문은 경기도의회 민주당 정치아카데미교육원 초청으로 진행된 '지금 DJ라면...총선 승리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에 '정치인은 내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말하셨다"며 "정치인 잘못이 언론에 보도되면 사과하고 그래도 공격받으면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이 머뭇거리지 않고 이재명 대표가 강한 리더십으로 '송영길·윤관석·이상만 의원 자진 탈당하라'고 해야 한다"며 "(만약) 자진탈당하지 않으면 '출당시키겠다'고 강하게 나가야 국민들이 민주당의 개혁과 결백을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대국민 사과도 준비중이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불거진 전당대회 의혹은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과 당원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일"이라며 "당 지도부가 사과했으나 (당 의원들도) 국민께 고개 숙여 사과드리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