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350경기' 권순형, 그가 나오면 성남은 지지 않는다[인터뷰]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16일 성남FC와 천안 시티의 K리그2 경기. 이 경기에서는 의미있는 대기록이 세워졌다. 바로 성남 베테랑 미드필더 권순형(36)이 K리그 통산 350경기 출전에 성공한 것.
2009년 프로에 데뷔해 프로 15년만에 이룬 업적. K리그 40년 역사에 단 40명, 1년에 한명 정도만 해낼 수 있는 이정표에 다다른 권순형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350경기 출장 소감과 모두의 예상을 깨고 순항하고 있는 성남FC의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어느덧 350경기, 명예의 전당 후보 조건도 갖춰
2009년 강원FC의 창단멤버이자 우선지명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권순형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뛴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6년 제주에서 37경기 5골 8도움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제주의 K리그1 준우승 당시 7도움, 2018년에도 6도움 등 중앙 미드필더로써 왕성한 활동량에 도움 능력까지 갖춘 만능형 미드필더로 각광 받았다.
2019년 K리그 300경기 고지에 다다른 권순형은 2020년부터 성남에서 4시즌째 활약 중이다. 성남에서도 첫 시즌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으며 7경기밖에 못 나왔지만 해가 갈수록 오히려 출전시간을 늘려 드디어 K리그 350경기 출전에 성공했다.
"솔직히 제주를 떠날 때 성남에서 350경기까지 넘길지 몰랐다. 350경기에 출전한뒤 주변에서 '정말 오래했다', '부럽다', '대단하다' 등의 말을 해주는데 저 역시 얼떨떨하다. 같은팀에 K리그 통산 출전 2위(591경기) 김영광 형이 있어서 그런지 잘 와닿지 않는 것도 있다"며 웃은 권순형은 "프로생활을 하면서 뚜렷한 목표를 잡기보다는 그저 눈앞에 한경기, 한시즌 한시즌, 전력을 다하다보니 어느덧 350경기에 왔다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K리그에서 350경기를 넘긴 선수는 역대 40명뿐이다. 올해로 40년째인 K리그에 1년에 한번꼴로 밖에 나오지 않는 기록인 셈이다. 올시즌 K리그 등록선수는 925명인데 이렇게 40년간 지속되어온 K리그라는 점을 감안하면 40명밖에 없는 기록이라는게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낄 수 있다.
특히 권순형은 최상위 리그인 K리그1(승강제 이전 K리그)에서만 350경기 중 325경기를 뛰었는데 이는 올해 출범한 K리그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될 수 있는 '최상위 리그 300경기 이상 출전' 요건을 갖춘 것이기도 하다.
▶권순형이 나오면 지지 않는다
올시즌 권순형은 성남이 치른 9경기 중 4경기에 나왔다. 중간에 지도자 연수로 인해 결장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가 나온 4경기에서 성남은 3승1무로 한번도 지지 않았다.
성남 팬들 역시 베테랑인 권순형이 출전하면 지지 않는 이 기록에 관심을 가지며 '이기는 형'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기형 감독과의 궁합을 얘기한다.
권순형은 "운이 좋았다. 제가 마침 이기는 경기에만 운 좋게 나온게 아닐까"라며 겸손해하며 "다만 감독님이 주문하는 축구를 이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감독님은 어떤 지도자들보다 철저하게 상대를 분석한다. 디테일이 다르다. 그리고 상대보다 많이 뛰는 축구를 원하신다. 공격적이면서도 뛰는 축구를 원하시고 지루한 축구는 절대 안된다고 하시는데 그 주문사항을 중원에서 어떻게든 이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올시즌을 앞두고 성남을 승격 예상팀으로 꼽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일반적으로 강등된 팀은 기존 전력이 좋기에 승격 예상팀으로 언급되지만 성남은 워낙 기존 자원의 이탈이 많았고 구단을 둘러싼 여러 정치적 문제로 인해 어수선한 부분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성남은 현재 리그에서 3승2무1패로 순항 중이며 FA컵도 승부차기 끝에 김천 상무를 잡아내며 16강에 진출했다. 초반 흐름에 대해 "확실히 선수단의 분위기가 좋다. 자신감에 차있다. 솔직히 동계훈련 때만 해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기형 감독님이 그 분위기를 잘 잡아주셨다"고 말한 권순형이다.
▶매경기가 마지막일지 몰라 간절한 권순형
최근 권순형은 A급 지도자 1차 연수를 다녀왔다. 사실 A급 지도자 연수를 현역 선수가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A급 연수를 받을 정도면 아무래도 나이대가 40대는 돼야하기 때문. 하지만 권순형은 이른시기부터 차근차근 지도자 연수를 받아와 벌써 A급 지도자 자격증 연수를 하고 있다.
"성남 구단에서 배려해준 덕분에 시즌 중임에도 지도자 연수를 다녀올 수 있었다"며 "이번 지도자 연수를 다녀와서도 많은걸 느꼈다. 현역 선수로 뛴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 고마움에 대해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6월이면 만 37세가 되는 권순형은 많은 활동량을 필요로 하는 중앙 미드필더로써 한경기 한경기가 남다르다고. "솔직히 제 나이에 이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는 거의 없다. 해가 갈수록 '이 경기가 정말 내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고 느끼고 있다. 느껴지는게 다르다. 그래서 한경기 한경기가 더 소중하고 훈련장과 필드 위에 서 있는 순간을 더 가슴 속 깊이 새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성남 선수단에서 기강과 분위기를 잡아가는 베테랑이 되야한다. 그리고 '베테랑'이라는 수식어에 기대지 않고 출전 기회가 왔을 때 경기력으로 보여야만 감독님도 저를 쓰려고 하실거라는 것도 안다. 몸상태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프로 생활이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겠지만 남은 시간들이 너무나도 소중하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눈앞에 것들에 최선을 다하면 375경기든, 400경기든 기록도 따라오고 성남의 성적도 따라오지 않을까."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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