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김종부→2023년 이민성 또는 이정효?…승격팀 반란의 역사 [스토리사커]

최현길 기자 2023. 4.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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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결말은 재미없다.

올 시즌 K리그1(1부)의 화제는 승격팀들의 질주다.

사실 승격팀의 걱정은 '강등'이다.

승강시스템이 정착된 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모두 14팀이 승격의 기쁨을 맛봤지만, 이듬해 5팀이 강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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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뻔한 결말은 재미없다. 매번 이기는 팀만 이기면 무슨 감동이 있을까. 가끔 이변이 일어나고, 역전도 나와야 볼 만하다. 우리가 승리 확률이 적은 ‘언더독’을 응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가 봐도 열세인 전력을 딛고 일어서는 그 짜릿한 과정에 매료되는 것이다.

올 시즌 K리그1(1부)의 화제는 승격팀들의 질주다. 대전하나시티즌과 광주FC가 일으키는 거센 돌풍에 팬들은 열광한다. 개막전에서 나란히 승리를 챙겼던 이들은 K리그2(2부)에서 올라왔다고 주눅 들지 않았다. 강한 상대를 만나도 긴장하는 기색이 없었다. 내려서지 않고 오히려 맞불을 놓았다. 통념을 깬 작전은 통했다. 7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대전하나는 3위(4승2무1패·승점 14), 광주는 5위(4승3패·승점 12)다.

사실 승격팀의 걱정은 ‘강등’이다. 대개 6강을 외치지만, 마음속 강등의 두려움은 어쩔 수 없다. 상위리그에 적응이 덜 된 탓에 시즌 초반에는 헤맨다. 갈수록 승점 쌓기는 힘들어지고, 순위는 바닥권이다. 선수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며, 팬들의 분노는 커진다. 일반적 패턴이다.

역대 기록을 살펴보면 ‘생존’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 승강시스템이 정착된 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모두 14팀이 승격의 기쁨을 맛봤지만, 이듬해 5팀이 강등됐다. 승격팀들이 ‘잔류’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모두가 쩔쩔 맨 것은 아니다. 반란의 주역으로 우뚝 선 팀들도 있다. 대표적 구단이 경남FC다. 2018년은 경남의 해였다. 1980년대 스카우트 파동을 겪은 ‘비운의 천재’ 김종부 감독이 이끈 경남은 외국인 공격수 말컹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준우승과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거머쥐었는데, 승격팀이 첫 해 정규리그 성적만으로 ACL 출전권을 따낸 것은 경남이 최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1시즌에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FC가 주목 받았다. 선수단과 구단의 호흡이 잘 맞은 대표적 사례들이다. 순위경쟁은 힘겨웠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승격팀이 동시에 6강 상위그룹에 든 것은 역대 처음이었다.

올 시즌 대전하나와 광주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예단은 이르다. 생존경쟁은 언제나 녹록치 않다. 사실 1부에 만만한 팀은 없다. 팀당 38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선 꾸준해야 한다. 분위기를 타더라도 냉정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언젠가 닥칠 고비를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초반 주목받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경우는 숱하다.

대전하나와 광주 모두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 개막 6연승을 달리던 울산 현대에 첫 패배를 안긴 대전하나는 22일 대구 원정을 떠난다. 난타전 끝에 대구FC를 4-3으로 물리쳤던 광주는 23일 강원FC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상대는 철저한 분석으로 대비책을 세웠을 것이다. 이민성 대전하나 감독과 이정효 광주 감독이 외치는 “공격 앞으로”는 더 섬세하고 영리해져야 한다. 그래야 2018년 경남의 돌풍을 닮아갈 수 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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