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장기 결장까지 확정..계속되는 최지만의 힘겨운 시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최지만의 힘겨운 시즌이 계속되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4월 20일(한국시간)까지 시즌 12승 7패, 승률 0.632를 기록했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질주에 밀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에 머물고 있지만 5할을 훌쩍 넘어 6할 중반을 넘보는 승률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최하위권 예상을 뒤엎고 질주 중인 피츠버그는 시즌 초반 가장 분위기가 좋은 팀 중 하나다.
하지만 예상을 깬 질주에도 웃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코리안리거' 최지만이다. 지난 15일 좌측 아킬레스건 좌상으로 인해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른 최지만은 결장이 길어지게 됐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젯은 20일 최지만이 약 8주 정도 결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전반기를 거의 놓치게 되는 셈이다.
최지만은 올해 시작이 좋지 못했다. 피츠버그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지만 9경기에 출전해 .125/.125/.344 2홈런 2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안타 4개 중 3개가 장타(홈런 2, 2루타 1)였던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가장 큰 강점이었던 선구안을 발휘하지 못하며 삼진 15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은 단 한 개도 골라내지 못했다. 최악의 성적을 쓰던 중 장기 부상까지 당했다.
올시즌은 최지만에게 중요한 시즌이다. 반등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다. 최지만은 지난겨울 트레이드로 탬파베이 레이스를 떠나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었다. 피츠버그가 전력 강화를 위해 추진했다기보다는 탬파베이가 최지만을 '처분'하기 위해 진행한 트레이드였다. 지난해 최지만은 후반기 극도의 부진을 보이며 탬파베이 케빈 캐시 감독에게 '경고'까지 받았고 결국 시즌 종료 후 싱글A 불펜투수인 잭 하트먼과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최지만은 올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다. 예비 FA로서 좋은 성적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 하지만 구단과 첫 만남부터 순조롭지 못했다.
최지만은 피츠버그와 연봉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조정위원회까지 향했고 결국 패했다. 그리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놓고도 구단과 마찰이 있었다. 구단은 최지만의 오프시즌 팔꿈치 수술을 이유로 WBC 출전을 불허했고 최지만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자마자 구단과 연이어 대립각을 세운 최지만을 향해 피츠버그 현지에서는 언론과 팬들 모두 날선 반응을 보였다. 피츠버그 대표 언론인 포스트-가젯은 "어차피 카를로스 산타나가 더 좋은 선수고 최지만은 여기에 오래 머물지도 않을 것"이라고 혹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현 시점까지는 구단의 선택이 모두 옳았던 모양새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을 당했고 심지어 부상으로 2개월 이상 장기 결장까지 한다. 부상에 대한 우려로 WBC 출전을 막은 것도, 올시즌 기대치를 낮게 설정해 연봉으로 작은 금액을 책정한 것도 현 시점에서는 피츠버그 쪽의 생각이 옳았다.
곧 32세가 되는 최지만은 이제 어린 선수도 젊은 선수도 아니다. '젊은 팀'인 피츠버그 팀 내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나이가 많은 선수 중 하나다. 최근 흐름도 좋지 않다. 비단 올시즌 뿐만이 아니다. 1루수인 최지만이 OPS 0.760 이상을 기록한 마지막 시즌은 2019년이 마지막이다. 2020-2022시즌 3년 성적은 238경기 .231/.342/.400 25홈런 113타점. 최지만이 특유의 '다리 찢기'로 쌓은 이미지와 달리 실제 수비 지표는 좋지 않은 선수임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요소가 드물다. 지금 흐름이라면 올겨울 FA 시장에서 다년 계약은 커녕 메이저리그가 보장되는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지금은 '잘 나가는' 팀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이 강하지 않은 피츠버그는 점차 성적이 하락해 여름 시장에서는 판매자로 나설 확률이 높다. 당초 최지만은 여름 시장의 유력한 트레이드 후보로 손꼽혔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컨텐더' 팀들이 원할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다. 팀의 미래를 맡길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조금이라도 더 주고싶은 피츠버그의 입장을 감안하면 부상 복귀 후에도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시간이 많지 않다. 과연 최지만이 언제 건강을 회복해 돌아올 수 있을지, 복귀 후 떨어진 평가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최지만)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뒤에서 7등..천재 타자 맞아? 계속 달라지고 있는 소토[슬로우볼]
- ‘지난 2년은 잊어라’ 달라진 켈닉, 드디어 잠재력 폭발?[슬로우볼]
- 그야말로 ‘역사적인’ 시작, 탬파베이의 질주는 어디까지?[슬로우볼]
- ‘최대어’ 오타니는 확실한데..FA 시장 돈 잔치, 올겨울에도 이어질까[슬로우볼]
- 뭐가 달라진걸까, 시즌 초반 ML 폭격 중인 맷 채프먼[슬로우볼]
- 드디어 전체 3순위 잠재력 폭발? 달라진 알렉 봄[슬로우볼]
- SD의 마운드 모험은 정답? 기대 이상으로 시작한 루고[슬로우볼]
- 올해는 다르다? 반전 성적으로 시즌 시작하는 타자들[슬로우볼]
- G-Rod도 무난히..투타 특급 유망주 모두 데뷔한 BAL, 질주 시작?[슬로우볼]
- ‘헐값에 주워온’ 5할타자? 앤더슨과 밀워키의 만남, 윈-윈 될까[슬로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