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최악의 날…테슬라 -9.75% 나스닥도 -0.8% [뉴욕마감]
테슬라가 20일 부진한 실적으로 10% 가까이 하락하면서 기술주까지 악영향을 받았다. 테슬라 창업자이자 오너인 일론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화성탐사 프로젝트 기업인 스페이스엑스(Space X)의 최대 프로젝트인 스타십 발사까지 공중폭발되는 불운을 겪었다. 머스크는 "배운 게 많다"며 "수개월 내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괴짜 천재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늘 그랬듯이 불안하다. 머스크는 같은 날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인공지능(AI) 관련 소송전까지 예고했다.
뉴욕증시는 테슬라가 트리거가 돼 불안감이 가중되며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하며 주 후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DJIA)는 전일보다 108.74포인트(0.32%) 하락한 33,788.27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도 97.67포인트(0.8%) 내린 12,059.56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24.73포인트(0.6%) 하락한 4,129.79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가 무너지면서 기술주들까지 약세를 보였다. 인공지능(AI) 업계의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2.96% 내렸고, 마이크로소프트(-0.81%)와 애플(-0.58%)도 하락세였다.
통신 대장주인 AT&T 주가는 실적하락을 보고한 후 10% 넘게 밀렸다. AT&T의 매출은 301억4000만 달러로 예상치 302억7000만 달러보다 다소 적었다. 그러나 회사는 주당 60센트의 수익으로 주당 59센트 컨센서스 예상치보다 약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주가는 성장의 한계를 노출했고 향후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10.84%나 급락했다.
경제 데이터는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한 4월 제조업 지수는 -31.3으로 블룸버그 예상치 -19.3을 크게 하회했다. 지난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노동부는 지난주(4월 9∼1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5000건이라고 밝혔다. 전주에 비해 5000건 늘어난 것인데 2주 연속 증가세다. 뜨거웠던 노동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는 분석인데, 그동안 끈끈했던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꾸준한 금리인상을 맞아 본격적으로 경기를 냉각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5월 초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큰 거시적 문제가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가부채한도를 늘리는 워싱턴 의회의 협상을 말하는 것인데 이 리스크가 실제로 협상불발로 터질 경우 잠재적인 정부 폐쇄가 이뤄질 수 있고 이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뿐만 아니라 달러화의 기축통화 권위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다.
이와 관련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워싱턴 존스홉킨스대 고급국제대학원 연설에 앞선 인터뷰에서 "미중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이나 그가 지목하는 협상 상대를 만날 용의가 있다"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월가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가격을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수석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테슬라는 아직 중국에서 가격을 인하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럴 가능성이 높으며 숫자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테슬라의 공격적인 성장 지표는 확장 가능한 신제품 없이는 달성할 수 없다"고 했다.
테슬라는 내년 중 사이버 트럭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제품의 초도 공급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코나기는 "테슬라가 내년에 어떻게 40~50% 성장할까요"라고 되물은 뒤 "아마도 마진에 더 많은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머스크는 "불확실한 시대이지만 내 추측으로는 약 1년 정도 경제적인 폭풍우가 몰아칠 것"이라며 "주요 지정학적 와일드 카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년 봄쯤에는 날씨가 화창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와 그 원료인 리튬 가격이 지정학적인 정치 문제로 너무 올라서 마진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2021년 탄산리튬 현물가는 톤당 3만3105달러였지만 지난해 11월엔 톤당 8만731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와 스페이스X 문제 이외에도 AI 문제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전을 예고했다. 머스크는 "MS가 트위터 데이터를 사용해 불법적으로 AI 훈련을 해왔다"며 MS의 챗GPT와 데이터 소유권을 둘러싼 전쟁을 암시했다. 실제 머스크는 쳇GPT를 만든 오픈AI(OpenAI)의 초기 창립자 중 한 명이었지만 2018년에 이사회를 떠났고 최근에는 AI의 지나치게 빠른 성장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다인과 결혼' 이승기 인기 시들?…단독 콘서트 매진 실패 - 머니투데이
- 서세원 "이혼 10년 됐는데 아직도 비난"…생전 불만은 - 머니투데이
- '표예림 학폭' 가해자 해고한 미용실…"발빠른 대처" 뜨거운 반응 - 머니투데이
- 母생일 하루 전 '별'이 된 아스트로 문빈…석달 전 밝힌 소원은 - 머니투데이
- 이혜영, 건강 적신호→성대 수술까지…"2주동안 말 못한다" - 머니투데이
- 김병만도 몰랐던 사망보험 20여개…'수익자'는 전처와 입양 딸 - 머니투데이
- "여 BJ 녹음은 사적대화, 난 당당"…8억 뜯긴 김준수, 마약에 선긋기 - 머니투데이
- "트럼프 취임 전에 서둘러"…美, TSMC에 최대 9.2조 보조금 확정 - 머니투데이
- 전성기 때 사라진 여가수…"강남 업소 사장과 결혼, 도박으로 재산 날려" - 머니투데이
- "돈으로 학생 겁박"…난장판 된 동덕여대, '54억' 피해금은 누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