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엔터 '55%' 질주에…"다음은 내 차례?" 중소엔터株 웃나

김진석 기자 2023. 4. 2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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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시장의 역대급 호황 덕분에 중소 엔터테인먼트 업체로도 온기가 번진다. 걸그룹 '(여자)아이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이다. 큐브엔터는 올해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에 나서며 주가가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멀티 레이블, 글로벌 팬덤 등 성장동력 확보가 중소 엔터사들의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한다.

54.78% 오른 큐브엔터…(여자)아이들·코스메틱 '열일'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큐브엔터는 올 초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54.78% 올랐다. 1월2일 종가 기준 1만5700원이던 큐브엔터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 최근 2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장중 2만77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233억원, 기관은 161억원 순매수했다.

소속 아티스트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큐브엔터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5.9% 증가한 410억원, 영업이익은 27억원(흑자 전환)을 기록했다. 이환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자)아이들의 글로벌 팬덤 확대에 기인한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의 호실적이 전사 실적 개선세를 견인했다"며 "음반·음원·공연·광고 등의 직접 매출과 콘텐츠(유튜브 등) 제품 판매 증가세가 동반됐다"고 설명했다.

(여자)아이들은 적자를 이어오던 큐브엔터의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지난해 발매된 (여자)아이들의 정규 1집과 미니 5집은 각각 25만4000장, 83만9000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작인 미니 3집(15만장), 미니 4집(20만2000장)과 비교해 눈에 띄게 늘어난 수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음반 판매량의 증가는 팬덤뿐 아니라 흥행성 면에서도 성장한 결과"라며 "음반 매출뿐만 아니라 행사, 광고 매출 증가도 실적향상의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코스메틱 부문 호실적도 주가 상승 요인이 됐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큐브엔터는 2020년 브이티지엠피에 인수되면서 일본 화장품 유통 영업권이 상품 매출로 인식되는 것"이라며 "브이티코스메틱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함에 따라 상품매출이 큐브엔터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은 큐브엔터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6% 증가한 1660억원, 영업이익은 171.4% 늘어난 188억원으로 추정했다. 올해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20배로 엔터 4사 평균(32배)보다 낮다.

'K팝' 역대급 호황인데…엇갈린 엔터주, 이유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다섯 번째 미니앨범 'I love'(아이 러브) 발매기념 'X-LOVE-SHOW'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큐브엔터의 '깜짝' 반등을 두고, 일각에서는 엔터 4사에 집중된 K팝 호황 낙수효과가 중소형사에도 번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음반 판매량(1주~50주 중 판매 상위 400위 음반 기준)은 7419만5554장으로 전년 대비 29.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사들의 음반 판매량과 주가도 자연스럽게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다.

중소형 엔터사로 분류되는 종목들은 역대급 호황에도 큰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이날 기준 에프엔씨엔터는 올 들어 3.89%, 알비더블유는 6.87% 올랐다. 판타지오는 9.33% 내렸다. 대형사인 하이브(48.13%, 이하 올해 주가 상승률), 에스엠(34.29%), JYP Ent.(27.29%), 와이지엔터테인먼트(37.51%)가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멀티 레이블·글로벌 팬덤 등 성장 동력의 확보가 엔터주의 주가 향방을 가른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차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란 다수의 IP(지식재산권)를 전담하는 사업부를 구축하는 체제"라며 "이를 도입함으로써 실적 가능성이 커지고 안정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큐브엔터의 경우 다른 중소형 엔터사와 달리 글로벌 팬덤 확보에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지인해 신한투증권 연구원은 "(여자)아이들의 경우 글로벌 멤버 민니(태국), 우기(중국), 슈화(대만)가 K팝 열풍이 강한 동아시아 핵심 국가를 기반으로 한다"며 "글로벌 확산 속도가 빨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채널을 합산할 경우 팬덤은 1200만명을 웃돈다"고 말했다.

이환욱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우기'를 중심으로 광고 계약 체결 건이 지속 증가 중"이라며 "글로벌 코어 팬덤 강화도 발생해 질적인 성장이 동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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