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덜주고 폴더블폰 시장 넘봐…삼성 '헤어질 결심' 원인은 구글
삼성 구글→빙으로 검색엔진 교체 검토
구글은 픽셀워치 이어 폴더블폰 개발나서
삼성전자와 구글이 13년간 이어온 '안드로이드 혈맹'에 균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삼성이 스마트폰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 대신 MS(마이크로소프트)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최근 구글이 폴더블폰 시장 진출을 추진해서다. 오랜 기간 동맹관계였지만 최근 빅테크간 영역 파괴가 이뤄지면서 양사 간 미묘한 긴장 기류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구글 검색엔진을 기본 설정하는 대가로 연간 최소 30억달러(4조원) 가량을 지급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반면 애플에는 연간 최대 120억달러(약 16조원)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보다 4배 많은 수준이다. 해당 계약이 지금까지 이어지는지는 불명확하다. 다만 계약이 이뤄진 2018년경부터 삼성과 구글의 동맹 간 이상기류가 감지됐다고 업계는 본다.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판매량 기준)라는 명성과 달리 구글로부터 현저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모든 기기가 사파리 웹브라우저로 통일된 애플과 달리 삼성은 스마트폰, 노트북 등 기본 웹브라우저가 달라 스마트폰에만 국한해 검색엔진 이용계약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이 모든 디바이스와 계약했다면 트래픽이 높아 상대적으로 많은 금액을 받았겠으나 전체 검색엔진 이용 비중에서 모바일이 60% 정도로 높은 점을 고려하면 삼성이 받는 금액이 턱없이 적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삼성이 구글 대신 MS 빙을 검토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과거엔 절대적으로 구글에 의존했지만 강력한 경쟁자 등장으로 삼성에게 협상의 여지가 생긴 것이다. 최필식 IT전문작가는 "삼성이 빙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결정할지는 불투명하지만 (협상을 위한) 좋은 지렛대는 하나 가졌다고 생각한다"며 "굳이 MS로 바꾸지 않더라도 구글과의 협상이 잘 돼 더 많은 수익을 가져온다면 그것만으로 성공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양사 간 균열 조짐이 드러났다. 당초 구글은 OS(운영체제)를 비롯한 SW(소프트웨어)에 사업을 집중했지만 지난해 10월 스마트워치인 '픽셀워치'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삼성과 충돌한 것이다. 타깃 시장도 삼성이 공을 들이는 미국, 유럽이었다. 실제 구글은 지난해 4분기 픽셀워치 88만대를 출하, 전세계 웨어러블 밴드 시장에서 삼성전자, 샤오미, 화웨이 등을 제치고 점유율 2위에 올랐다. 기존 웨어러블 기기였던 '핏빗'의 부진을 픽셀워치가 메운 것이다. 2021년 삼성이 자체 타이젠OS를 구글의 웨어OS와 결합하는 희생에도 불구, 구글이 과실을 가져간 셈이어서 삼성으로선 당혹감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구글의 첫 폴더블폰 '픽셀폴드' 출시가 예고되면서 삼성과의 균열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앞서 구글은 자체 스마트폰 픽셀폰을 출시해왔지만, 이는 SW최적화와 소비자반응 테스트 목적이 강하다. 반면 삼성이 개척해온 폴더블폰 시장 진입은 얘기가 다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직접 선수로 뛰겠다는 의지를 굳힌 것이다. 구글은 타사 스마트폰에 대한 보상판매, 픽셀워치 사은품 제공 등 판촉까지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490만대였던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올해 52% 늘어난 2270만대로 예상된다. 2020년 350만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3년 새 6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원래 플랫폼 연합이란 게 협력하면서도 서로 긴장을 주고받는 관계"라며 "구글이 HW에 뛰어드는 것은 자사 앱과 OS를 테스트하는 목적도 있지만 삼성의 입지가 점점 커지는 것을 견제하고 자신들도 폴더블폰을 직접 판매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긴장의 메시지를 심어주기 위한 의도가 크다"고 말했다.
한 부품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폴더블폰 진출이 진짜 무서운 점은 폴더블폰에 최적화된 앱과 OS를 적재적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폴더블폰 상용화는 5년 차를 맞았지만, 최적화된 앱은 많지 않은 상태인데 구글이 작정하고 견제하면 삼성에게 큰 위기로 다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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