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전·가스公, 구조조정부터 해야"…요금인상은 "불가피"

안재용 기자 2023. 4. 21.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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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산업계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20.

국민의힘이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에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국민들이 고물가·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가스요금을 올리려면 뼈를 깎는 긴축 경영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민·당·정은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나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반도체·뿌리산업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납득할 수 있는 조정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요금 관련 산업계 민당정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한전과 가스공사를 향해 "도덕적 해이의 늪에 빠진 채 요금을 안 올려주면 다 같이 죽는다는 식으로 국민을 겁박하는 여론몰이만 하고 있을 때인가"라며 "국민들에게 요금을 올려달라고 하기 전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을 해달라고 한전과 가스공사에 수차례 촉구했지만 아직도 응답이 없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 정책위의장,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부대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간사인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등이 참석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한전만 해도 직원들이 가족 명의로 태양광 발전사업을 하고 한전공대에 수천억원을 투입했다"며 "내부 비리 적발 감사 결과를 은폐하고 온갖 방만 경영과 부패로 적자를 키웠음에도 어떠한 반성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부대표도 "한전과 가스공사의 비양심적 방만 경영이 계속 발생하는 상황인데도 스스로 뼈를 깎는 고강도 긴축 경영 없이 요금만 인상하겠다는 건 결국 국민에게 손해를 전가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계 관계자들은 한시간가량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민당정은 간담회를 통해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단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뿌리산업 등 산업계에서는 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산업계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20.

박 정책위의장은 간담회 종료 후 브리핑에서 "4번째 간담회에서도 전기·가스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은 같이했다"며 "경제산업계나 에너지산업계나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인상 시점은 확정하지 않았다. 박 정책위의장은 "요금 문제는 국민들의 고통분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아직) 시점을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경제산업계와 에너지산업계 모두 각 분야가 처해있는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며 "어려움 해소를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많았다"고 밝혔다.

박 정책위의장은 "어떤 식으로 결과가 나와도 가정 소비자, 산업계, 발전업계가 양보하고 서로의 어려움을 인정해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같은 것"이라며 "의견을 잘 수렴해서 납득할 수 있는 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박 정책위원장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토요일 심야요금제를 조정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전기요금이 오르더라도 산업계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뿌리산업계는 계절요금제 단축, 기업 맞춤형 요금제, 보조금 지원제도 신설 등을 건의했다. 반도체업계는 24시간 전력공급이 필요한 산업 특성상 인프라 구축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을 고려해 신중히 전기·가스 요금 인상여부를 결정하고 납품단가연동제에 전기요금을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했다.

반면 민간발전협회는 민간발전사들이 이달부터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전기요금 연료비연동제를 정상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기공사협회와 전기산업진흥회는 한전의 발주물량이 줄어들어 관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력산업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합리적 수준에서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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