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숲·코스 3박자 갖춘 ‘월클급’ 명품CC [김맹녕의 명문 골프장 탐방]
호암 이병철 회장의 애정 담긴 코스
철마다 꽃대궐…10번홀은 생태공원
캐디 2명에 모든홀 카트 없이 라운드
6번홀 언덕에서 본 페어웨이 환상적
후반 10번(파5) 홀 키 작은 반송 숲을 넘어 티샷을 날린 후 오솔길을 지나 초록의 싱그러움 가득 찬 안양CC에서 화려한 해당화와 만개한 철쭉꽃 사이를 누비며 라운드하는 기회를 가지게 돼 행운이었다. 가장 진귀한 수목이 생장하는 생태공원인 이 코스는 14개의 클럽을 모두 사용해 기술과 전략을 두루 발휘하도록 만든 도전적 골프코스다.
안양CC 라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캐디가 2명이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18홀을 카트를 타지 않고 걸어서 라운드한다는 점이다.
이 코스를 방문할 때마다 9번(파5) 홀 그린 뒤 바위에 새겨져있는 ‘무한추구(無限追球)’ 휘호를 지나 다음 홀로 가면서 호암의 숭고한 인생철학을 마음에 담고 나 자신의 의지를 다진다. 11번(파4) 홀은 낙랑장송 홀로서 우측으로 장송이 빽빽하게 들어서있다.
이 코스는 철마다 꽃을 피운다. 살구꽃, 벚꽃, 홍매화, 백매화, 아기 사과나무, 복사꽃, 해당화, 목련, 연꽃 등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다양한 꽃들이 일렬로 양쪽을 가득채운 페어웨이 사이에는 양잔디 연두색 풀밭이 있다.
지고 있는 벚꽃을 질투하는 봄바람이 꽃 속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한바탕 흔들어 놓으면 꽃잎은 바람에 휘날리며 가는 눈발로 변해 코스 위를 연무하다 눈처럼 대지 위를 수놓는다. 그린은 굴곡이 심하고 빨라 골퍼들에게 정교한 어프로치와 퍼팅을 요구한다.
“한 마리의 새가 새로 태어나려면 우선 딱딱한 알의 껍데기를 부숴야한다”는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40년 전 선각자이신 호암 이병철 회장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정성어린 손길과 애정을 쏟은 이 곳에서 우리는 매 계절마다 자연 속에 파묻혀 인생을 논하고 체력과 우정을 다진다.
매년 안양CC를 찾는 골프광으로 골프경력 30년 중 일본에서 12년 주재하였고 미국에도 10년 주재했다. 전 세계 100대 골프장을 두루 돌아다녀보았지만 이렇게 꽃과 소나무와 숲이 우거진 골프장은 본적이 없다.
특히 벚꽃 천지가 되는 2번(파4) 홀 티잉 에어리어에서 바라다본 50년 된 벚꽃나무의 환상적인 파노라마는 기가 막히지만 아름다운 코스와는 달리 페어웨이가 좁고 오르막경사에 그린 앞에는 벙커가 입을 딱 벌리고 골퍼들의 미스 샷을 기다리고 있다. 경치에 취해 샷을 소홀히 해서 그런지 이 홀에서 파를 해 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제일 어려운 홀이다.
안양CC의 또 하나의 베스트홀은 6번(파5) 홀. 연꽃 호수를 건너가는 티잉 에어리어 언덕에서 내려다 본 페어웨이 장관은 가히 환상적이다. 외국의 VIP를 모시고 이곳에서 라운드를 하고나면 평생 화젯거리로 삼을 정도다.
특히 안양 CC의 파3홀 4개는 모두 일본식 정원 스타일로 특히 13번 홀은 아름답기 그지없어 경치에 취해버린다. 꽃이 낙화하는 때에 공이 슬라이스, 훅이 나 벚꽃나무를 때리면서 숲으로 들어가 버리면 결혼식장에서 고운 꽃을 뿌리는 것처럼 나무에서 흰 꽃잎이 떨어진다. 안양CC의 봄날이 이렇게 찬란함과 여유로움으로 흘러가버리게 되면 일년 내내 아쉬움을 갖고 내년을 기다리게 된다.
김맹녕 골프전문인협회 이사장 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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