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일까 여유일까, SSG는 고졸 신인을 필승조로 쓴다[수원 리포트]
[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확한 판단. 적확한 기용. 그리고 믿음. 이제 갓 입단한 신인들을 필승조로 쓸 수 있는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SSG 랜더스에서 최근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단연 이로운과 송영진 그리고 백승건이다. 모두 투수.
2004년생인 이로운은 대구고 졸업 후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아 입단한 고졸 신인이다. 이로운과 동갑내기, 입단 동기인 송영진은 대전고 출신의 고졸 신인이다.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2000년생인 백승건은 인천고 졸업 후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았고, 군 제대 후 올해가 본격적인 시즌이다. 상무에 가기 전까지 1군에서 25경기에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5패만 있었다. 제대로 된 활약을 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그러나 개막을 앞두고 김원형 감독은 과감하게 이들에게 핵심 역할을 맡겼다. 특히나 만 19세 고졸 루키인 이로운과 송영진의 경우, 그냥 지명 순위가 높아서 기회를 주는 게 아니다. 긴 검증 과정이 있었다. 1,2차 스프링캠프와 연습 경기 그리고 시범 경기까지 거쳐 내린 결정이었다. 실질적으로 올해 다시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백승건 또한 같은 과정을 거쳤다.
이로운은 2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팀이 8-5로 앞선 8회말 등판했다. 그리고 강백호-앤서니 알포드-박병호로 이어지는 KT의 최고 핵심 타자들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삼진과 뜬공, 땅볼이었다.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 기록. 이날 최고 구속은 152.1km(구단 측정 트랙맨 기준)였다. 최근 KBO리그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문동주, 김서현, 안우진처럼 160km까지 구속이 나오지는 않지만, 이로운 역시 충분히 빠르고 강한 공을 뿌린다.
송영진은 김광현을 대신해 두번 선발 등판 기회를 받았고,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송영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0km대 후반, 최고 구속은 150km에 육박한다. 직구인데도 평범한 궤적이 아닌 게 최고 장점이다. 일반적인 직구처럼 보이다가도 끝 부분에 가서 살짝 휘는 커터성 궤적이다. 20일 KT전 선발 등판에서 중계 방송 해설을 맡은 '레전드 투수' 출신 정민태 해설위원은 "끝에서 살짝 휘는 궤적 때문에 치기가 쉽지 않다. 제구력만 조금 더 좋아지면 정말 좋은 투수가 될 것 같다"고 극찬을 했다. 특히 신인답지 않은 담대한 성격도 한 몫 한다.
백승건에게는 좌완 필승조 역할을 맡겼다. 지난해 좌완 필승조를 맡았던 김택형의 군 입대와 추가 자원 부족으로 고민이 컸던 상황. 김원형 감독은 과감하게 백승건에게 그 역할을 내줬다. 시범경기 마지막까지 테스트를 거쳐 내린 결론이었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탓에 기복은 있지만, 한번 신뢰를 받은 이상 확실히 기회를 준다. 김원형 감독은 최근 제구 난조를 보인 고효준을 2군으로 내리면서 "당분간 좌완 불펜이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백승건이 1번, 임준섭이 2번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경험이 전무한 19세 고졸 신인들 그리고 덜컥 중책을 맡게 된 신예 투수. 투수 출신이자 오랜 시간 투수 코치를 하면서 직접 가르쳤던 김원형 감독의 판단 그리고 조웅천 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조화가 만들어낸 과감한 선택이다. 보통 경험이 적은, 성장해나가고 있는 선수들의 경우 '유지'가 관건이다. 초반에 좋다가도 한두번 삐끗하면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선수 스스로도 멘털까지 무너지는 상황을 숱하게 봐왔다.
'이 선수들이 꾸준함을 보여줄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 김원형 감독은 주저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배짱 혹은 여유 둘 다 아닌, 미래를 위한 화끈한 결단이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층 더 젊은 투수진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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