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저도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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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북방 해역에선 진풍경이 펼쳐진다.
고성 현내면 저진리 어로한계선 북측 구역에 있는 '저도(楮島)어장'은 지역 어민들에게 봄 특수를 안겨주는 황금바다다.
저도어장은 북한의 해양 생태계를 추정할 수 있는 지리학적으로 연구 가치가 높은 해역이자, 한반도 평화의 지표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북한이 동해안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어장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71척이 급히 철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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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북방 해역에선 진풍경이 펼쳐진다. 바다에 대기하던 어선들은 해경의 출발 신호와 함께 전속력으로 북쪽을 향해 내달린다. 봄꽃이 만발할 때 가장 맛있다는 ‘꽃문어’를 잡기 위해서다. 어획량이 많은 명당을 찾기 위한 어선들끼리 경쟁이 치열하다. 값나가는 문어를 잡으려면 자리싸움은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고성 현내면 저진리 어로한계선 북측 구역에 있는 ‘저도(楮島)어장’은 지역 어민들에게 봄 특수를 안겨주는 황금바다다. 북방한계선(NLL)과 불과 1.8㎞가량 떨어진 이곳은, 문어와 해삼, 홍합, 해조류, 도루묵, 게, 가자미 등 해산물이 풍부하다. 그중 문어가 제일이다. 1kg에 3만원을 호가한다. 덕분에 어가마다 월평균 5000만원~1억원의 고수익을 올린다고 한다. 청정 해역에서 잡혀 백화점에서도 인기다. 지난해 이곳 어업인들은 기상 등으로 미개장한 날을 제외한 168일 동안 총 186t을 어획해 모두 4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 1972년 4월 최초 개방한 이 어장에선 고성군 선적 167척에 한해 조업이 허용되고 있다. 북측과 대치하고 있는 지역인 만큼 조업 여건이 엄격하고, 보안도 철저하다. 도환동해본부는 안전 조업과 피랍 방지를 위해 87t급 어업지도선을 상시 배치하고,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육지에서 보내는 항로표지인 ‘도등(導燈)’을 24시간 점등한다.
저도어장은 북한의 해양 생태계를 추정할 수 있는 지리학적으로 연구 가치가 높은 해역이자, 한반도 평화의 지표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남북 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긴장의 바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북한이 동해안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어장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71척이 급히 철수하기도 했다. 몇년 전엔 탈북한 젊은 어부가 이 어장에서 문어를 잡아 부자가 됐다는 소식이 화제였다. 그만큼 사연이 많은 바다다.
올해는 지난 14일부터 12월 말까지 개방돼 조업이 한창이다. 묵직한 문어를 잡아 큰돈을 벌고, 평화와 행운을 낚는 시간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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