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조치 시간끌기 막는다"…지연 땐 교육장·학교장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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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학폭) 가해학생이 학폭 조치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피해학생이 학교장·교육장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 발의됐다.
최우성 한국교사학회 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은 "조치사항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행정심판·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한 대다수 가해학생과 보호자는 조치사항을 이행한다"며 "최근 논란이 된 학폭 사태로 교육현장을 더 옥죄는 셈인데 학교 현장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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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학생 대다수 이행…현장 부담만 커져" 지적도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학교폭력(학폭) 가해학생이 학폭 조치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피해학생이 학교장·교육장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 발의됐다.
학폭 조치를 보다 신속하고 엄격하게 이행하겠다는 취지지만 교육계에서는 되레 학교현장의 부담만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정치권과 교육계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무소속)은 최근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예방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학폭예방법에서는 교육지원청 산하 학폭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조치가 결정된 후 교육장이 해당 조치를 14일 이내에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교장은 그 이행에 협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 가해학생이 조치를 거부·기피할 경우 학폭위는 7일 내에 교육장에게 추가로 다른 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 학교장이 내린 긴급조치를 거부·회피할 경우에는 징계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그러나 가해학생이 이 같은 조치를 모두 거부하거나 회피하면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별도의 제재 방안은 없다.
이에 개정안에서는 가해학생에 대한 학폭 조치·징계가 지연되거나 이행되지 않을 경우 피해학생·보호자가 교육장·학교장을 교육감에게 신고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신고가 접수되면 교육감은 사실 여부를 조사해 이를 지체 없이 이행해야 한다.
이는 학폭 가해학생의 '시간 끌기'로 인한 피해학생의 2차 피해를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조치사항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행정심판·행정소송 등 법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에 더해 조치사항을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행위까지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민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서 "정순신 전 검사는 검사 전력의 법 기술로 전학을 11개월이나 늦췄다"며 "피해학생은 가해자와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채 오랜 기간 학교생활을 지속하는 2차 피해를 당했다"고 지적했다.
법안이 발의되자 교육계에서는 교육장·학교장의 부담을 가중하는 조치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최우성 한국교사학회 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은 "조치사항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행정심판·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한 대다수 가해학생과 보호자는 조치사항을 이행한다"며 "최근 논란이 된 학폭 사태로 교육현장을 더 옥죄는 셈인데 학교 현장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복지본부장은 "학폭 심의 기능이 지역교육청으로 이관되면서 처리 과정에서는 '시간 끌기'가 더 이상 발생할 수 없다"며 "현장의 부담이 가중된다면 학폭 업무를 기피하는 현상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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