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애정 "동파육 먹방, 중국어로 악플 달려"[일문일답]
기사내용 요약
"함께 영상 만들던 남친이 지금의 남편"
"활발한 ENFP, 옛날엔 소주 5병 먹어"
"'떡상' 계기는 2019년 '원 칩 챌린지'"
"'솜사탕 부리토' 만들다 방 설탕 범벅"
"콜센터 근무 8년…폭언으로 마음고생"
【서울=뉴시스】강운지 리포터 = "제 채널의 특징은 제가 쓰는 '안경'인 것 같아요. 만화 '닥터슬럼프'의 주인공 '아리'가 밥 먹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구독자 298만명, 누적 조회수 5억회를 기록한 유튜버 애정(본명 김정애)은 채널의 매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일 뉴시스와 먹방·ASMR 콘텐츠 활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8년 12월 첫 영상을 게재한 후 벌써 4년이 훌쩍 지났다. 그는 "초창기에는 다른 일을 병행하며 남자친구에게 편집을 배웠다. 지금은 전업 유튜버가 됐고, 그때의 남자친구가 지금의 남편"이라며 웃었다.
지금의 큰 인기를 얻게 된 계기로는 2019년 '원 칩 챌린지' 영상을 꼽았다. 원 칩 챌린지란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과자'로 알려진 '파퀴 칩스'를 한 조각 먹은 후 5분 동안 버티는 도전 콘텐츠다.
애정은 "나는 매운 걸 진짜 못 먹는다. 그때 정말 눈물 콧물을 다 뺐는데, (사람들이)그 반응을 진짜 재미있게 본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조회수 약 320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반응만 있지는 않았다. 지난 3월 올라온 동파육 먹방 영상에서, 그는 중국 누리꾼의 비난 여론을 마주해야 했다. '동파육이 너무 까맣다'는 게 이유였다.
애정은 "그때 내가 동파육을 처음 만들어 봐서 캐러멜 소스를 너무 많이 넣었다. 근데 댓글서 중국인 분들이 욕을 하더라"면서 "사실 이해가 안 갔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실수로 잘못 만든 것 아닌가. 좀 억울했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해당 영상에는 '이게 어떻게 동파육이냐' '중국 음식에 대한 모욕이다' 등의 중국어 댓글이 달렸다. 이에 더해 일부 누리꾼은 '동파육은 중국의 전통 음식이다. 파오차이를 김치라고 한 것처럼, 동파육을 빼앗을 생각 말라'고 분노하기도 했다.
이에 애정은 고정 댓글로 '동파육은 당연히 중국 음식이다. 누구처럼 우기지 않는다. 그리고 김치는 한국의 전통 음식이다. 중국 말고 다른 나라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이처럼 불특정다수의 악플을 이겨내는 데에 "콜센터에서 8년 동안 일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경험을 묻자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고객 중 폭언과 욕설을 하는 분이 좀 있었다. 서러워서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23살 때는 어떤 고객이 직접 찾아온 적도 있다"면서 "전화상으로는 '내가 널 찾아가서 어떻게 하겠다'고 했는데, 막상 내 얼굴을 보고서는 아무 말 못 했다"고 회상했다.
아래는 애정과의 일문일답.
"원래 콜센터 상담원으로 8년 정도 일했고 다른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다. 당시 돈이 없다 보니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한때에 몰아서 많이 먹었다. 그때 한참 유튜브 먹방이 대세였는데, (주변 사람들에게)'너 되게 잘 먹는다. 이런 거(먹방) 한번 해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도 '먹방을 하게 되면 그 핑계로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유튜브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크리에이터를 하기 전부터 먹방을 자주 봤던 건가.
"맞다. 당시 유튜브에 '먹방'밖에 검색을 안 했다. '떵개떵'님과 '도로시'님, '나도'님, '가르마'님 영상을 많이 봤다. 특히 떵개떵님 방송은 옛날에 아프리카TV에서도 한 번 봤다.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일종의 팬이었다."
-영상에 나오는 대부분의 음식을 직접 요리해서 먹는 것으로 아는데, 실력이 매우 훌륭하다. 요리를 따로 배운 적이 있나.
"어렸을 때 엄마가 요리만 하면 항상 나를 불렀다. 그래서 어깨 너머로 많이 배운 것 같다. 그리고 19살 때까지는 촌에 살았어서, 뭘 먹고 싶어도 배달도 안 되고 마트 가기도 쉽지 않았다. 또 20살 때부터는 자취 생활을 해서 직접 요리를 해야 했다. 이제는 음식 조리법을 보면 '이 요리에는 이게 들어가는구나'하고 딱 아는 것 같다. 눈대중으로만 봐도 감이 온다."
-영상을 찍을 때 가장 신경 쓰는 요소는 무엇인가.
"'소리의 질'이다. 우선 마이크 위치에 신경을 많이 쓰고, 촬영할 때는 조용한 시간대에 냉장고까지 끄고 한다. 낮 시간대는 아무래도 시끄럽고 저녁 9시 정도가 대체로 조용하다. 보통 그때 촬영한다."
-영상 편집은 어떻게 이뤄지나.
"맨 처음에는 남자친구와 함께했다. 일을 병행하면서 남자친구에게 편집을 배웠다. 전문 학원에 다닌 적은 없다. 그때의 남자친구가 지금의 남편이다. 남편은 창피하다고 영상 출연은 안 하고, 뒤에서 서포트만 해주고 있다."
-혹시 MBTI가 어떻게 되나.
"ENFP다. 술 먹는 것도 좋아하고, 사람을 만나야 에너지를 얻는 스타일이다. 내 친구들은 나에게 '아서, 아서' 이런다. 진정 좀 하라고. 막 날뛰는 편이고, 말이 많고 빠르다. '너 너무 긍정적이다'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술은 어느 정도 마시나.
"옛날에는 소주 다섯 병 정도는 먹었는데 지금은 많이 줄여서 두 병 정도만 먹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 세 가지를 꼽는다면.
"해산물, 라면, 고기다. 고기 중에서는 소고기와 돼지 항정살을 좋아하는데, 고기보다는 해산물을 더 좋아한다."
-콘텐츠를 보면 음식의 조합에도 신경 쓰는 것 같다. 제일 선호하는 조합은 뭔가.
"사실 해산물만 주야장천 먹고 싶지만 그건 안 되고, 고기류랑 면류의 조합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칼로리 높은 음식을 많이 먹는데, 따로 건강관리나 다이어트 비법이 있나.
"내 입으로 말하기 민망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부지런하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새벽만 되면 항상 눈이 떠졌다. 또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잘 때 빼고는 잘 안 누워 있다. 이런 것도 비법인 것 같다.
콜센터에 다닐 때는 항상 새벽 6시에 일어나서 공복으로 집에서 춤추거나, 러닝하거나 했다. 직장에서도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다리를 오므렸다가, 폈다가 하며 운동했다. 지금까지 제일 많이 나갔던 몸무게는 고등학교 3학년 때 55킬로그램이고, 이후에는 항상 50킬로그램 내외였다."
-지금까지의 가장 만들기 어려웠던 요리는 뭔가.
"3년 전 콘텐츠인데, 솜사탕으로 '아이스크림 부리토'를 만든 적이 있다. 당시 솜사탕 기계까지 대여해서 만들었는데 진짜 쉽지 않았다. 촬영 시간은 5시간 정도 걸렸는데, 온 방이 다 설탕투성이가 돼서 치우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다."
-동파육을 만들었는데 색이 너무 까매진 영상도 봤다.
"맞다. 그때 동파육을 처음 만들어 봐서, 캐러멜 소스를 너무 많이 넣었었다. 근데 댓글서 중국인 분들이 욕을 하더라. 그래서 나도 고정 댓글을 하나 남기기는 했다. 사실 이해가 안 갔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실수로 잘 못 만든 건데…좀 억울했다."
-인기 유튜버들은 소위 '떡상(조회수 급상승)'이라고 부르는 순간을 경험하지 않나. 최초의 떡상이 언제였는지 궁금하다.
"'원 칩 챌린지'다. 세계에서 가장 매운 '원 칩(파퀴 칩스)'이라는 과자를 먹으면서 5분 동안 참는 영상이다. 나는 매운 걸 진짜 못 먹는다. 그때 정말 눈물 콧물을 다 뺐는데, (사람들이)그 반응을 진짜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영상마다 다양한 언어의 댓글이 달리는데, 시청자 국적 비율은 어떻게 되나.
"정확한 퍼센트는 달마다 다르지만 일본이 항상 1위다. 그다음 인도도 있고, 미국도 조금 있고, 한국은 4~5위 정도다."
-해외에서 유독 인기가 많은 이유는 뭘까.
"나도 의문이다. 유튜브 활동 초창기부터 영상 제목이나 내용을 여러 나라 자막으로 번역해왔는데, 작은 노력이지만 그걸 외국인 분들이 좋아해 주는 것 같다. 자기 나라 언어로 된 글을 보면 손쉽게 클릭하게 되지 않나. 그렇게 내 동영상으로 유입되지 않았나 싶다."
-모교를 방문해 찍은 '30대 복학생의 급식 먹방' 영상을 매우 재밌게 봤다. 당시 촬영 일화가 궁금하다.
"내 동창 친구가 모교에서 영양사로 일하고 있는데, '우리 옛날 담임 선생님께서 교장 선생님이 됐고, 올해로 정년퇴직을 하신다'고 하더라.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촬영 양해를 구했더니 '학교 홍보도 되고 좋다'며 흔쾌히 협조해 주셨다. 영상을 보면 내 옛날 담임 선생님이 카메라 앞이라 좀 얼어 계시는데, 원래는 말씀을 굉장히 잘하신다."
-그 영상도 조회수가 굉장히 높게 나오지 않았나.
"맞다. 특히 외국 사람들이 '한국 급식 신기하다' '우리 학교는 이렇게 안 나오는데, 한국 학교 대단한 것 같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 엄청 재미있었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뭔가 뿌듯하기도 했다."
-유튜브 활동에 대해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
"맨 처음에 친오빠에게 "유튜브 할 거다"라고 얘기했을 때는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이게 될 것 같냐, 그래 한번 해 봐라" 이랬다. 근데 운이 좋게도 (구독자 수와 조회수가)계속 올라갔다. 오빠가 대단하다고 했다. 지금은 날 자랑하고 홍보하고 다닌다.
그리고 유튜브 초창기에는 가족들과 친한 친구를 제외하면 (활동 사실을)말 안 했다. 그런데 구독자가 점점 늘어가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거 너 맞냐. 신기하다"며 연락이 오더라."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할 당시의 경험도 궁금하다. 혹시 어땠나.
"지인 추천으로 일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미숙해서 많이 혼났다. '다시는 콜센터 일 안 한다'면서 때려쳤는데, 아르바이트 어플에서 또 콜센터를 지원하고 있더라. 힘든 적도 있고 재미있었던 적도 있지만, 그래도 어쨌든 콜센터는 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 한 번은 회식 자리에서 울면서 팀장님에게 그만둔다고 말한 적도 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고객 중 폭언 및 욕설하시는 분이 좀 있었다. 답답하기도 하고, 서러워서 눈물도 많이 흘렸다. 그래도 다 같이 ‘으쌰으쌰’하고 이런 건 너무 좋았다.
23살 때는 어떤 고객이 진짜 화가 나서 내 얼굴을 보려고 찾아온 적도 있다. 그런데 직접 만나서는 아무 말도 못 하시더라. 전화상으로는 '내가 널 찾아가서 어떻게 하겠다'고 했는데, 내 얼굴을 보더니 '내 딸 같다'면서 '이건 이거이지 않냐. 상담원님이 잘못한 것이지 않냐'고 친절하게 타이르고 가셨다."
-그런 경험이 현재의 유튜버 활동에 도움을 준 부분도 있을까.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 '악플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버틸 수 있다'(라는 마음가짐을 얻었다). 나는 원래 (욕을)귀로 들었지 않나."
-다시 먹방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무래도 먹방 유튜버의 최대 고민은 '메뉴 선정'일 것 같다.
"맞다. 일단 그날 먹고 싶은 거 위주로 촬영한다. 그래도 항상 같은 메뉴일 수는 없으니 네이버나 유튜브에서 검색도 많이 하고, TV에 나오는 레시피를 보면서 공부한다. 유행하는 걸 어느 정도 따라 하려 하고 있다."
-주로 어떤 음식의 영상이 조회수가 높은 편인가.
"불닭볶음면 같은 면 요리가 인기가 많다. 확실히 라면을 '후루룩' 먹으면 (시청자들이)'나도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또 내가 밤에 주로 영상을 올리는데, 라면 영상을 올리면 댓글 창에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밤에 라면 먹으면 안 되는데.…' 이런 댓글이 달린다."
-유튜브 활동에 대해 특별한 고충이 있나.
"아무래도 먹방 ASMR 콘텐츠다 보니, 조용한 시간에만 촬영해야 하고 보통 촬영이 늦게 끝난다. 그런데 소화를 시키고 자야 하다 보니 강아지를 산책시키거나, 넷플릭스를 보거나, 아니면 간단한 운동을 한다. 그래서 촬영 있는 날에는 항상 새벽에 자는 것 같다. 생체 리듬상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혹시 활달한 성격을 살려, 라이브 방송을 시도해 볼 계획이 있을까.
"언제 한번 친구들한테 '라이브 방송 너무 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어떤 친구가 '너는 라이브 하면 채팅 창이 다 영어로 도배될 것 같다'며 '너 안 그래도 영어 못 읽는데 멘붕 오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래서 이거는 좀 고민하고 있다. 막상 하면 또 재밌을 것도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애정 콘텐츠만의 매력'을 꼽자면?
"내 입으로 말하기는 창피하지만 '안경'이 매력 포인트인 것 같다. 평소에는 안 끼고 영상을 찍을 때만 끼는데, 정말 잘 어울리는 편이다. 약간 만화 '닥터슬럼프'의 주인공 '아리'가 생각난다는 의견도 있었다. 먹방 할 때 '아리가 밥 먹는 것 같다'고 하더라. 이게 내 채널의 특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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