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분쟁 엿새째, 사상자 3500여명·최대 2만명 피난…"휴전 불가"(종합)

정윤미 기자 김성식 기자 권진영 기자 2023. 4. 2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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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군 수장 "군사적 해결 외 별다른 선택지 없어…휴전 불가"
사망자수 330명·부상자 3200명…日·美, 지부티에 추가 파병도
수단 정부군을 이끌고 있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왼쪽)과 이에 맞서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을 지휘하고 있는 모하메드 함 단 다갈로 사령관(오른쪽).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김성식 권진영 기자 = 수단 정부군 수장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20일(현지시간) 분쟁 상대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과 협상 불가 입장을 밝혔다.

부르한 장군은 아닐 알자지라 방송과 생방송 전화 인터뷰에서 RSF 측이 많은 지역에서 "도로를 봉쇄하고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고 있다"고 비난하며 "군사적 해결 외에 별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진정한 휴전은 이행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18일(현지시간) 두 군벌이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북아프리카 수단의 하르툼에서 사람들이 빵을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군벌 분쟁 엿새째, 하르툼선 "죽음의 악취"

지난 15일 발생한 수단 군벌 간 무력 충돌 여파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군과 RSF는 이틀 전 세 번째 휴전 합의를 이뤘지만 수포가 되었고 상황은 악화일로로 접어들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민간인 포함 사망자수는 어린이 9명 포함 330명, 부상자수는 320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500만명이 살고 있는 수도 하르툼은 최대 격전지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르툼 국제공항과 군 사령부 주변 건물에서는 이날 아침부터 거대한 총성과 함께 짙은 검은 연기가 솟았다. 이날 오후 6시까지 24시간 휴전키로 한 두번째 합의가 또다시 결렬된 것이다.

지속되는 분쟁 속에서 도시에 남은 민간인 대부분은 전기와 식수가 끊긴 가정에 숨어서 끝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전체 인구 3분의 1에 해당하는 1500만명이 식량 불안에 직면해 있는 나라에서 이번 사태로 수백만명이 굶주림에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르툼 주민 타그리드 아브딘은 "하르툼에서 포격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집에 숨어있지만 일부는 그들 가족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밖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고 밝혔다.

하르툼 중부에서 한 남성은 "마을 일부 지역에서 죽음의 악취가 난다"고 말했다.

하르툼 남부 거주 압달라는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이 끝나고 익일부터 시작되는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피트르' 기간에 전투가 중단되길 바란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시민들은 하르툼 외곽 도시 코도르판주 북부 오베이드시에서 큰 폭발이 났다고 입을 모았다. 수단 중부에 위치한 오베이드시는 하르툼에서 남서부 427㎞가량 떨어져 있다.

17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수단의 수도 하르툼 국제 공항 인근의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차드 동부서 수단 피난민 최대 2만명 몰려

'제2 격전지'인 수단 서부 다르프루 지역에서는 이웃국 차드 동부로 대규모 탈출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이날 기준 차드 동부 지역에 도착한 수난 피난민이 최대 2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UNHCR은 "지난 며칠간 약 1~2만명이 이웃 차드로 피난하기 위해 다르푸르 지역을 떠났다"며 "가장 시급한 최소한의 조치는 식수·음식 및 피난처 체공, 건강관리, 아동보호, 성폭력 방지"라고 밝혔다. 이어 "국경을 넘는 이들이 경험한 폭력에 대한 심리·사회적 지원 역시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UNHCR에 따르면 차드 동부 접경지대는 이미 40만명 상당의 수단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여기에 군벌 분장에 따른 추가 난민이 유입되면서 난민촌은 포화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더 많은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분쟁 중단이 시급하다"며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피난민, 실향민을 포함한 민간인을 보호하고 주요 원조가 전달될 수 있도록 구호단체 안전을 존중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UNHCR은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교전 일시 중단과 함께 의료진 접근을 허용해달라고 촉구했다.

아흐메드 알만다리 WHO 동지중해 지역국장은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전투에 갇힌 이들이 피난처를 찾을 수 있도록 모든 당사자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교전)일시 중단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만다리 지역국장은 식량과 물, 의약품을 지원하고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교전 중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진과 환자, 구급차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인도적 통로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20일(현지시간) 내전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수단의 수도 하르툼 시내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3.04.20.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각국, 자국민 구출 위해 軍 추가 파병도

각국은 수단에 체류 중인 자국민 구출을 위해 추가 병력 파견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수단 체류 중인 63명의 자국민 구출을 위해 '수단 주재 일본인 수송 통합부대'를 편성, 항공자위대와 육상자위대 370명과 연락 조정 요원 5명을 지부티에 파견할 계획이다.

수단 아닌 지부티를 거점으로 선택한 이유는 현재 하르툼국제공항에서 격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자위대 수송기 C-130 2대는 이르면 21일 지부티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수단뿐 아니라 지부티에 추가 병력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익명의 미정부 관리를 인용해 "수단에서 (자국민이) 잠재적 철수할 경우를 대비해 지부티 군사기지에 대규모 추가 병력을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수단에서 미국 대사관 직원들을 (안전을) 확보하고 필요할 경우 이들 출국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인근 지역에 추가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에 따르면 수단 정부군은 이집트군 177명이 이집트와 접경한 수단 북부 메로에 지역에서 탈출했다고 밝혔다. RSF는 이후 또 다른 이집트군 27명이 수단적십자사에 인도돼 하르툼 소재 이집트 대사관에 도착했음을 이집트 당국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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