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배치 6년만에 사드기지 공개 방문… 기지 정상화 빨라질듯
김승겸 합참의장이 20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기지를 찾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방공 작전태세를 현장 점검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2017년 주한미군 사드가 성주 기지에 배치된 이후 현직 합참의장이 성주 기지를 공개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11월 당시 원인철 합참의장은 기지를 비공개로 다녀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이날 성주 사드 기지에서 주한미군 방공여단장에게 방공 작전 현황을 보고받았다. 그는 “사드 기지는 적의 기만·기습적 미사일 위협에도 철통같은 감시와 방호태세로 동맹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이라며 “자부심을 갖고 임무를 수행해달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기지에서 근무하는 한미 장병들도 만나 “여러분이 바로 한미 동맹의 유지와 발전을 견인하는 원동력과 신뢰의 상징”이라고 말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김 의장은 이날 미 방공여단장 등과 함께 발사대, 레이더 등 사드 장비와 기지 구석구석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군은 ‘프리덤실드’ 한미 연합연습 중이던 지난달 18일 사드 발사대를 기지 밖 수십㎞ 지점으로 전진 배치하는 전개 훈련을 하기도 했다. 미측은 당시 사드와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의 통합 운용 훈련도 했는데, 이와 관련된 사항도 이날 김 의장에게 브리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국군 최고 작전사령관인 합참의장이 한미 핵심 전략자산인 사드 기지를 점검하고 현장에서 미측과 작전 논의를 한 것은 의미가 크다”면서 “올해 안에 사드 관련 훈련이 추가 실시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합참의장이 사드 기지를 공개 방문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 시기 지지부진했던 사드 기지 정상화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사드 포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2017년 성주 기지에 임시 배치됐으나 일부 주민과 좌파 단체 등의 반대로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못했다. 일부 단체들이 기지 진입로를 무단 점거·차단해 장병들 식자재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기지 내 화장실 정화 처리에도 차질을 빚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속출해 미측이 한국 정부와 군에 항의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출범 초기부터 기지 정상화 절차에 돌입, 지난해 9월 성주 기지 내 인력·물자의 지상 수송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이르면 7월 환경운영평가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가 문제없이 나오면 주한미군은 기지 내에 추가 건물을 지어 현재 미완성 상태인 기지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김 의장은 이날 사드 기지 외에도 해군 특수전 전단, 공군 공중전투사령부를 잇달아 방문했다. 북한이 지난 13일 고체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쏜 지 일주일 만에 한미 주요 군사 기지를 점검한 것이다. 추가 도발 징후를 보이는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공군 공중전투사령부에서 “적 도발 시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하게 응징할 수 있는 결전 태세를 갖출 것”을 강조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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