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달 누빈다
2027년 완성, 남극부 탐사 목표
현대차그룹이 20일 칠흑 같은 우주를 배경 삼아 금속 바퀴가 달린 몸체를 스스로 움직이며 달 표면을 누비는 탐사용 로봇 로버(Rover)의 모습을 공개했다. 현재 기술로 구현 가능한 모습을 그려낸 것인데, 4년 뒤에는 우주로 바로 보낼 수 있는 로봇을 선보이기로 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도심항공기(UAM·Urban Air Mobility)와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 도움이 되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주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로봇 제작에도 나섰다. 현대차 등은 작년 7월 로버를 개발하기 위해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등과 협약을 맺었고, 그 이후 국내 여러 기관과 로버 개발 방향을 논의해 왔다. 그 결과 달 남극부에 착륙해 광물을 채취하고 그 주변 환경을 분석하는 등 과학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데 기술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차 등이 제작할 로봇은 70㎏짜리 소형 로봇이다. 몸체는 크게 상부와 하부로 나뉘는데, 상부에는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 조명이 장착된 로봇팔 등이 설치돼 달 표면 탐사와 관련한 기능을 한다. 현대차그룹이 개발을 주로 맡게 될 하부에는 로봇의 이동과 관련된 장치들이 배치된다. 바퀴는 물론 우주에서도 자체적으로 동력을 마련할 수 있게 태양광 충전용 패널도 붙인다. 로봇이 혼자 움직일 수 있도록 첨단 센서 등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시스템도 넣는다.
또 로버가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300도 이상에 달하는 달 표면 환경을 견디도록, 방사능을 차단하는 장치를 부착하고 이동에 쓰는 바퀴도 열에 강한 금속 소재를 쓸 계획이다. 현대차와 각 기관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제품을 완성하고, 달 표면과 유사한 환경에서 주행과 임무 수행 연구를 하기로 했다. 2027년에는 실제 달 표면에서 작동할 수 있는 로버를 만드는 게 목표다.
현대차는 “로버 개발은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우주 분야 기술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이바지하는 차원”이라며 “미래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을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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