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숙원’ 안면도 개발 위해… “1000억대 땅 무상 임대”
충남의 30년 숙원인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을 완성하기 위해 충남도가 개발 사업자에게 토지를 무상 임대하는 방안까지 제안하고 나섰다. 사업 투자자를 찾기 위해 1000억원대에 달하는 부지 매입비 부담을 줄여주는 파격적 혜택을 내세운 것이다. 충남도는 그동안 번번이 무산돼 온 도내 최대 관광 개발 사업을 민선 8기 내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충남도는 올해 말까지 태안군 안면읍 승언·중장리 일대 안면도 관광지 1·2지구 개발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안면도 관광지 1지구 부지 23만㎡는 테마파크(놀이공원)와 쇼핑몰, 숙박 시설 부지로 계획됐다. 2지구 26만9000㎡는 기업 연수원과 상가 등이 투자 유치 대상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올해 개발 사업자 모집 공고에 응모하는 기업이 있으면 내년에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도지사 10명 바뀌어도 투자 유치 실패
안면도 관광지 개발은 태안군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원 294만여㎡에 1조8852억원을 들여 복합 체류형 관광 단지를 만드는 사업이다. 충남도는 지난 1991년 안면도 관광지를 지정하고, 개발에 나설 민간 사업자 찾기에 나섰다. 30년 넘는 세월 동안 관선·민선 충남지사 10명이 안면도 관광지를 “동양의 베네치아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투자 유치와 사업 협약이 이뤄졌다가도 사업자 측이 중도에 발을 뺀 경우도 세 차례 있었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 지구는 총 4곳으로 나뉜다. 호텔·콘도, 골프장이 들어서는 3·4지구는 개발 사업자가 나타나 절반은 채운 셈이다. 3·4지구 사업자로 국내외 금융·건설사 등으로 구성된 온더웨스트 컨소시엄은 지난해 6월 충남도와 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3·4지구 214만여㎡에 1조3384억원을 들여 1300실 규모 호텔·콘도·골프빌리지와 18홀 골프장, 전망대, 전시관, 상가 등 휴양·문화 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중도에 무산됐던 과거 사례와 달리 이번 사업자는 투자 이행 보증금 30억원과 토지 매매 대금의 10%(119억원)까지 납부했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을 완성하려면 남은 1·2지구 사업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 하지만 경기 불황 여파로 휴양 시설 개발 사업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국제적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재무적 투자자들이 위축돼 있고, 대출 규제도 엄격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테마파크 건설에 나설 사업자를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道 “땅 공짜로 빌려줄게”… 히든 카드 될까
이에 충남도는 1·2지구 개발 사업자를 찾고자 ‘사업 부지 무상 임대’ 카드를 꺼냈다. 사업자의 부지 매입 부담을 덜어주고자 일정 기간 무상으로 쓸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테마파크가 들어설 1지구 부지의 공시 지가는 603억원, 연수원 등이 들어설 2지구의 공시 지가는 147억원가량이다. 충남도는 1지구 부지를 실제 매입하려면 1000억원대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1지구는 낙조로 유명한 꽃지해수욕장과 인접해 있고, 현재 세계튤립꽃박람회 개최 장소로 활용되는 곳이다.
충남도는 외국인 투자자가 나타날 경우 무상 임대 혜택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행 외국인 투자 촉진법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 지역에 외국인 기업의 투자가 이뤄질 경우 임대료를 100% 감면해 줄 수 있다. 외국 기업의 투자가 이뤄지면 충남도는 도지사 권한으로 안면도 관광지를 외국인 투자 지역으로 지정, 사업 부지 무상 임대 혜택을 주는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충남도는 최근 국내외 금융·건설사 50여 곳을 상대로 토지 무상 임대를 포함한 안면도 관광지 개발 관련 투자 유치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호텔·콘도·골프장이 들어설 3·4지구에 이어 1지구의 테마파크, 2지구의 연수원까지 들어서야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명품 관광지가 완성된다”며 “경기가 위축됐지만 천혜의 자연 경관을 갖춘 안면도의 잠재력을 잘 알려 투자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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